▲ 부산 기장군 장안읍 고리원자력발전소 3.4호기. 19일 이곳에서 작업자의 실수로 외부전원공급이 중단되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가동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연합뉴스)

   19일 고리3, 4호기에서 외부전원공급이 중단되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된 사고는 작업자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서 빚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고리원전의 안전수칙과 안전시스템을 총제적으로 재점검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비작업자 착오로 빚어져" =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사고 원인과 관련 계획예방정비 중인 고리3호기에서 정비작업자가 착오로 활성화된 전력선을 건드려 순간적으로 전압강화가 발생해 외부전원이 차단돼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업자들이 왜 초보적인 실수를 하고 착오를 일으켰는지, 안전수칙을 지켰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고 순간 30년 경력의 조장과 직원 2명이 13.8㎸의 고전압이 차단된 전선일 줄 알고 건드렸다가 감전돼 화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자 중 한 명은 입원치료를 받고 있고 두 명은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또 현장에는 고리원전 직원들과 정비 전문업체인 한전KPS 직원들도 있었지만 작업자들의 착오를 막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은 자체 감찰조사를 통해 작업자들이 매뉴얼대로 작업을 했는 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

   고리2발전소 관계자는 "전기가 차단된 B전원계통을 정비해야하는데 A전원계통을 건드리면서 사고가 났다"면서 "전원계통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고 이격거리도 10m나 되는데 왜 착각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전책임자가 현장에서 작업자들을 상대로 안전교육을 했다"면서 "사고 당시 작업감독자는 다른 정비구간을 순찰중에 있었고 다른 직원들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전원 공급시스템 문제 = 고리원전측은 3.4호기가 외부변압기에서 발전소로 들어가는 2개의 전력모선으로부터 전력을 공급받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3호기와 4호기가 같은 전원계통을 사용해 한 곳에서 문제가 생기면 원전 2기에 전원공급이 중단되도록 설계한 것이다.

   3.4호기의 설계는 미국 회사에서 안전진단을 거쳐 도입했는데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각 원전별로 전원을 공급받는 시스템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호기와 2호기는 자체 발전 전력을 공급받고 여기에 문제가 생길 경우 외부 변전소에서 각각 전원을 받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번과 같은 사고는 나지 않는다는 게 고리원전의 설명이다.

   고리원전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쓰나미와 홍수 등 자연재해로부터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2013년 고지대에 4개 원전의 전원공급을 통제하는 통합스위치야드 신설을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리원전 관계자는 "전력계통에 문제가 생기면 고장전류로 인한 기기손상과 인명피해 등이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게 중요한 데 이번에 차단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가 어디에서 났느냐에 따라 전원공급 중단 위치도 달라진다"면서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전원계통의 개선점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