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들이 경기도태권도협회가 대학특기자에게 지급한 장학금을 빼돌려오다 경찰에 적발됐다.

   이와 관련해 앞서 경찰 조사를 받은 화성시 모 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2명은 지난 8일 학교에서 서로 다투다 한 명이 화상을 입고 한 명은 자살까지 했다.

   경찰수사에서 도태권도협회는 20여년 동안 승품.단 심사 응시자에게 심사경비 외에 불필요한 기금을 받아 챙기고 협회 간부들은 유흥과 개인 차량유지 등을 위해 협회비를 사용하는 등 협회비 집행과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용인동부경찰서는 경기도태권도협회가 대학특기자에게 지급하는 장학금을 빼돌린 혐의(횡령)로 도내 3개 대학 교수 김모(49.J대), 오모(62.S대), 우모(51.M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은 또 승품.단 심사 응시자에게 불필요한 협회기금까지 심사비로 받은 혐의(업무상배임.횡령 등)로 경기도태권도협회 전무이사 안모(70.상임부회장)씨와 선수분과위원장 김모(4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부회장 서모(61)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학교수 김씨 등은 2005~2009년 도태권도협회가 대학특기자에게 지급한 장학금 1억7천여만원 가운데 모두 8천500여만원을 학생에게 주지 않고 챙긴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이들이 챙긴 장학금은 김씨가 4천800여만원, 오씨 2천400여만원, 우씨는 1천300여만원으로 드러났다.

   도태권도협회 전무이사 안씨 등은 1991년부터 21년 동안 도태권도협회에서 승품.단(1품~5단) 심사 응시자에게 심사경비(1인당 1만9천~4만4천원) 외에 태권도센터 건립기금 등 4개 기금 명목으로 1인당 1만7천~1만8천원씩 모두 170억원을 받아 협회비로 챙긴 혐의(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이렇게 챙긴 도태권도협회 기금은 승단심사 응시자 1인당 태권도센터 건립기금 1만원, 상조회비 1천500원, 복지기금 4천300원, 장학기금 2천400원 등이다.

   이들은 2006~2010년 도내 31개 시.군협회의 국기원 출장승단심사를 대행하며 일선 시.군협회로부터 제공받은 식사비를 개인비용으로 쓴 것처럼 영수증을 꾸며 출장심사비 등 모두 3억6천여만원을 도협회비에서 챙겼다.

   또 개인 소유 차량 수리비와 유지비 등 3천여만원을, 초청국가로부터 식대.관광비 등을 제공받고도 해외초청행사 출장비 2천여만원을 도협회에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도협회가 전국체육대회 출전 선수단과 대회 관계자들에게 사용해야 하는 격려금 6천300여만원을 유흥비로 사용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이들이 2004년부터 최근까지 출장심사비, 차량유지비, 행사비, 해외교류비, 격려금, 장학금 등을 횡령한 금액은 모두 5억6천여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