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김선회기자]인간의 내장기관 내부를 보는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이 있듯이 관절을 들여다보는 '관절 내시경'이라는 것이 있다. 많은 이들이 흔히 '레이저 치료'라고 알고 있는데, 그 용어는 잘못된 것으로, '관절경'이 올바른 표현이다.

관절경은 무릎 관절의 시술을 위해 처음 도입되고 그것을 주축으로 발전을 이뤄왔다. 무릎 관절 중심으로 관절경이 가장 먼저 발전한 이유는 무릎 관절이 신체상에서 중요한 관절이기도 하지만, 인체 내에서 가장 크고 불안정한 즉, 다치기 쉬운 관절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요즘은 생활 수준의 향상으로 인구가 고령화되고, 동시에 국민들이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즐기고 있어 무릎관절 질환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절경은 문제가 있는 관절이 완전히 손상되고 파괴되기 전에 관절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 진행을 막거나 치료할 수 있어 유용하다. 무엇보다 1㎝ 미만의 구멍을 통해서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회복이 빠르고 상처가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관절경이 많이 쓰이는 질환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반월상 연골 손상

반월상 연골은 흔히 우리가 먹는 도가니탕(소)의 도가니에 해당하는 구조이다. 쉬운 말로 '물렁뼈'라고도 부르는 부위다.

이러한 반월상 연골은 관절의 연골을 보호하고 완충작용을 하는 등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구조다.

반월상 연골 손상은 무릎 관절 이상으로 관절경 수술을 받아야 되는 질환 중에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운동 중에 손상될 수도 있고, 나이가 들어 퇴행성 변화의 일환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반월상 연골이 손상되면 무릎에서 통증이 느껴지거나 관절이 구부러지고 펴지는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어 굽혔다 폈다하는 운동을 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할 경우 무릎이 펴지지 않는 듯한 느낌의 '잠김현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통증이 체중을 이기지 못해 다친 다리 쪽의 대퇴 사두근이 위축되고, 다리가 얇아지는 현상도 함께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치료방법으로 과거에는 무릎관절의 관절막을 절개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현재는 일부 사례를 제외한 대부분이 관절경을 이용한 절제술을 활용하고 있다. 봉합술이 필요한 경우에도 현재는 절개보다는 관절경을 이용한 방법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

▲ 무릎관절 이상이 있는 환자를 관절경을 이용해 치료하고 있는 모습.

■원판형 연골손상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 연골은 태아가 태어났을 당시에는 보름달과 같은 원판 모양이다. 그러던 것이 태아가 성장함에 따라 중심부가 양쪽으로 흡수되면서 초승달 모양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런데 중심부가 정상적으로 흡수되지 못해 쟁반 같은 모양으로 남게 되는 것이 원판형 연골이다. 원판형 연골의 경우 비정상적인 전단력(크기가 같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 연골에 작용해 파열되는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또 갑작스런 파열로 인해 파열된 연골의 위치가 비정상적으로 바뀌어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선천적으로 원판형 연골이 생성됐어도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된 비정상 연골을 수술로 정상모양으로 만들어줘야 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그러나 원판형 연골 이상으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난다면 대부분의 경우 수술이 필요하다.

반월상 연골 손상과 마찬가지로 최근에는 피부를 절개한 후 시행하는 연골 절제술은 시행되지 않고 있다. 관절경을 이용해 내부를 관찰하며 여러가지 기구를 이용하여 연골의 모양을 초승달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수술이 주로 시행된다. 그러나 연골이 파열된 후에 시간이 오래 지난 경우에는 연골이 변형돼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연골 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

■전·후방 십자인대 손상

무릎을 문과 비교하자면 문의 경첩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전·후방 십자인대다. 경첩이 손상되면 문을 여닫는데 지장을 주듯이 십자인대가 손상되면 관절 연골이나 반월상 연골에서 2차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십자인대의 손상이 발생한 경우 2차적인 손상을 막기 위한 적절할 치료가 필요하다.

후방십자인대보다 전방십자인대의 손상이 많으며 보통 무릎이 붓는 증상 때문에 병원을 방문한다. 이 경우 주사기를 이용하여 관절내에 고여 있는 액체를 뽑아내는데, 이때 채액에서 피가 나오는 '혈관절'의 소견이 있는 경우가 많다. 혈관절증이 있을 경우 가장 먼저 전방십자인대의 손상을 생각해야 한다.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손상된 경우에는 무릎이 어긋나는 듯한 느낌 등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다.

반면 후방 십자인대의 손상인 경우 무릎이 불안정한 느낌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단지 무릎을 구부릴 때 애매한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도 있다. 이 때문에 후방십자인대 손상이 예상된다면 정확한 이학적인 검사 및 방사선학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십자인대가 손상되었더라도 완전 파열이 아닌 경우는 보조기의 사용 및 슬관절 주변의 근력을 강화시키는 운동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십자인대가 완전 파열됐다면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도움말:가천의대부속 동인천길병원 정형외과 이용석 교수 http://www.dongincheong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