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지난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대이변'을 연출하며 당선된 인천 출신 황우여 의원에게 언론과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인천 연수구를 지역구로 한 4선의 황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주류인 이재오계의 안경률 의원을 90대64라는 압도적 표차로 제치고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비주류로 혈혈단신 경선에 뛰어들어 의원들의 당쇄신 열망을 표로 결집시켜 당선을 거머쥔 그의 뚝심있는 정치력에 축하를 보낸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의 출현을 목말라하는 인천 정치권에도 신선한 바람을 몰고 왔다는 점에서 반가운 일이다.

비주류인 황 의원의 당선을 놓고 언론에서는 한나라당 변화의 상징으로 말하고 있다. 주류인 친이재오계와 친이상득계 후보들을 제치고 몰표를 받아 당선된 사실 자체만으로도 평가받을만한 일이다. 4·27재보선 패배의 충격 속에서 내년 총선에 위기감을 느낀 수도권의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을 정확히 읽고 집권여당의 전면적인 쇄신, 국정을 잘못 이끌어 온 친이계의 2선 퇴진을 경선 전략으로 띄운 황 의원의 정치 감각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축하 덕담에 그는 "당선의 기쁨은 이제 끝났고 내일부터는 매맞을 일만 남았다"고 응대했다. 그만큼 그의 앞에 난제들이 얽혀 있다. 당장 한미자유무역협정의 비준동의안 처리에서 야당을 상대로 정치력을 보여 주어야 한다. 본인 스스로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 불참' 결의에 동참한 만큼 여야 대치시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된다. 특히 비주류인 그가 수직적 당·청관계를 수평적 당·청관계로 복원하는 일을 포함해 당쇄신을 어떻게 관철시킬 것인가에도 국민들의 관심이 쏠려 있다.

황 의원은 인상이 상당히 유연해 보여 경선과정에서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는 "말싸움과 몸싸움에는 자신이 없지만 칼싸움만은 자신있다"며 설득했다. 동료의원들 조차 몰랐던 검도 유단자임을 은근히 내세워 자신이 강단있음을 홍보하고 웃음을 자아내게 해 표를 모은 것이다. 인천에는 1975년 민주당 원내총무를 역임하며 '대화와 타협의 귀재'라는 칭호를 들었던 걸출한 정치인 김은하 전 국회 부의장이 있다. 신임 황 원내대표가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원내대표가 돼 그의 뒤를 잇는 인천의 정치인으로 국민과 인천시민들의 사랑을 받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