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경기 침체를 반영해 올 상반기에 국내 상장기업의 영업 실적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12월 말 결산법인인 526개 상장사의 상반기 실적을 결산한 결과 전체 순이익 규모가 지난해 동기에 비해 35.54%나 감소한 12조6천233억원에 머물렀다고 18일 밝혔다.

이처럼 저조한 영업 실적의 배경으로는 ▲이라크전쟁 ▲사스(SARS.급성 중증호흡기증후군) ▲북핵 위기 ▲SK글로벌 사태 ▲카드채 부실 등이 지목됐다.

분기별 순이익은 1.4분기 6조5천523억원에서 2.4분기에는 6조710억원으로 7.35%가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235조4천7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63%가 줄어든 17조8천617억원에 그쳤다.

제조업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일부 업종의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부문의 수익 악화와 정보기술(IT) 부문의 회복 지연으로 매출액이 210조7천62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92% 감소했고 순이익도 19.62%가 줄어든 13조4천863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금융업은 매출액이 24조6천447억원으로 8.69% 늘었으나 카드회사의 적자 및 기업.가계 대출 부실 증가로 인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 등으로 8천631억 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로 전환했다.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0.38% 포인트가 낮은 8.70%로 1천원어치를 팔아 87원을 이익으로 남긴 셈이다.

업종별 순이익 증가율은 의료정밀(2천119%), 철강.금속(73.07%), 운수장비 (33.62%) 등이 두드러진 반면 금융, 운수창고는 적자로 전환되고 서비스, 유통, 전기전자 등은 마이너스 신장세를 보였다.

제조업의 부채 비율은 105.62%로 지난해 말보다 4.32% 포인트 낮아져 재무구조가 다소 개선됐음을 반영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흑자를 냈던 기업 중 65개사가 적자로 전환된 반면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기업은 33개 뿐이었다.

출자총액 제한 17개 그룹 중 공기업과 계열사 통합 및 분할로 작년 동기와 비교가 불가능한 LG그룹을 제외한 10개 그룹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91조5천761억원과 5조5천992억원으로 각각 10.0%와 34.07%가 줄어들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