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31주년 기념식이 18일 광주의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렸다.

 이번 31주년 기념행사는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치러지면서 한 세대를 보내고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는 5·18의 역사에 큰 진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년보다 지원금이 대폭 줄어들면서 행사 준비에 우려가 컸지만 이는 결국 '규모'보다는 '내실'을 위해 노력하는 계기가 됐다.

 주먹밥 나눔, 헌혈릴레이 등 5·18 당시의 나눔 정신을 되새기려는 행사가 대폭강화됐고 볼거리 위주의 대규모 공연이나 이념 지향적인 행사는 축소됐다.

 추모 행사 위주로 꾸려진 전야제도 시대 변화에 따라 유연해지고 소박해져 행사규모는 대폭 축소됐지만, 개그맨의 공연, 뮤지컬, 소년소녀 합창단 공연 등 신선한 시도들은 시민의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까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문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5·18단체 간갈등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치러졌던 기념식도 올해는 '조용히' 치러지면서 추모의 분위기를 더했다.

 정부가 지역민의 염원을 받아들여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부활시키고, 5·18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도 경건한 기념식을 만들려고 협조하는 등 각계는 차분하고경건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했다.

 옛 도청 별관 개방,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일부 현안을 두고 갈등의 조짐이있었지만 정부와 당사자들은 긴밀한 협의와 양보를 통해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을 택하는 결단을 보여줬다.

 이처럼 31주년 기념행사는 합의와 양보, 참여로 '성숙하게' 치러졌지만 5·18을폄훼·왜곡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려는 모습은 여전했다.

 5·18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움직임, 통합 문제를 두고 빚어진 5·18단체 간 갈등, 5·18 왜곡·폄훼, 시민의 무관심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5·18부상자회 신경진 회장은 "협조와 양보로 기념행사 추모 분위기 속에 차분하게 치러졌다"며 "5·18이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하고 민주주의의 성숙을 위해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