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무려 16억원에 이르는 공금을 빼돌려 명품 구입이나 성형수술 비용 등으로 탕진해 회사를 부도로 내몬 '간 큰'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25일 자신이 일하는 회사 공금을 빼내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인터넷 장비 대여업체 A사 전 직원 김모(26.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 회사 경리직으로 일하면서 2008년 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296차례에 걸쳐 총 16억7천780만원의 공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김씨는 이중 2억여원을 명품 구입에 사용했다.

   김씨가 산 명품 중에는 개당 1천만원이 넘는 가방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피부과나 성형외과 시술을 받는 데에도 적지 않은 금액을 사용했으며, 5억원 가량은 월세방 보증금이나 펀드 투자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나머지 8억여원은 김씨가 남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 등에서 탕진했다고 회사측이 주장했지만 자세한 사용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씨는 회사가 할부로 구입한 장비를 판매하거나 빌려줬다 받은 돈으로 할부금을 되갚는 방식으로 영업해 매일 소액을 회사 통장에서 인출해도 알아차리기 힘들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초반에는 매일 200만∼500만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이체했지만 1년여가 지나면서는 한번에 3천만원을 송금하는 등 대담한 행각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해 8월 회사를 2개로 분리하기 위해 회계 내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측에 발각됐다. 연매출 100억원인 A사는 김씨의 범행으로 부도가 났다.

   이후 A사 사장은 김씨를 상대로 횡령금을 갚을 것을 종용하다 김씨 가족이 자신을 납치 및 협박 혐의로 허위 고소하는 등 적반하장 식의 태도를 보이자 결국 김씨를 고소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전 피의자심문에서 김씨가 혐의를 인정했지만 반성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판사에게 평생 벌어서 갚겠다고 하지만 불가능한 얘기 아니겠냐"며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