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일보=이호승기자]친박근혜 조직인 국민희망포럼의 전국 16개 시·도지부 중 하나인 '경기희망포럼'(대표·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의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경기지역 친이계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이 위협을 느끼고 있다.

시·군별로 경기희망포럼 소속의 친박계 인사가 지역의 친박 성향 당원을 조직하는 총괄책을 맡고 있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친이계 원내외 당협위원장들로선 내부의 유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셈이다.

최근 도내 시·군을 순회하면서 조직망 구축을 강화하고 있는 경기희망포럼은 26일 오후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안산희망포럼' 조직 행사를 갖는다.

경기희망포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공개적으로 행사를 할 분위기가 아니었지만 총선·대선이 다가오고 있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대선에 앞서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게 된다면 대의원을 확보해야 하니 이에 앞서 책임자를 정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희망포럼을 등에 업은 친박계 경쟁자가 등장하자 친이계 당협위원장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당협별로 무작위로 당원들에게 행사 참여를 독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친이계 당협위원장은 "예민한 시기에, 힘을 합쳐도 힘들 때에 왜 분란을 만드느냐"며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 되는 일이다. 결속·화합은 물론 정권재창출에도 역행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친이계 당협위원장도 "(희망포럼 측이)박근혜 전 대표에게 도움이 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기존 정치세력이 새로운 세력을 만들려는 걸 좋게 생각할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당협위원장은 "최소한 전당대회나 지난 다음에 하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쇄신 등으로 당이 어려운 시기에 왜 행사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쇄신 뒤에도 충분한데 이런 시기에 계파를 따지는 모습에 착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희망포럼은 지난 14일 경기희망산악회와 함께 가평 유명산에서 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합동산행을 했으며, 26일 안산에 이어 안양 등 도내 시·군을 순회하며 조직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