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우리나라 기업의 수가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97년 수준을 겨우 회복했으나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진입을 위해선 더 많은 기업이 글로벌 500대 기업으로 성장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천'이 매년 매출액을 기준으로 선정하는 '글로벌 500대 기업'에 관한 97-2003년 자료를 분석해 7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500대 기업에 오른 우리나라 기업 수는 지난 97년 13개사에서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99년에 9개까지 떨어졌다 올해 13개사로 다시 늘어나면서 6년전의 수준으로 돌아갔다.

미국은 이 기간에 500대 기업 수가 162개에서 192개로 30개나 늘어났으며, 중국은 3개에서 11개로 거의 4배 가까이로 증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캐나다와 프랑스도 각각 8개, 5개 기업이 새로 500대 기업에 진입했다.

반면 일본은 126개에서 88개로 38개나 줄어들어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영국과 독일도 각각 8개, 6개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글로벌 500대 기업의 매출이 각국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의 경우 63.1%로 조사됐으며, 프랑스(77.4%), 일본(62.0%), 독일(61.1%), 영국(58.5%), 미국(51.9%) 등 대부분의 선진국들도 50%를 넘어 글로벌 500대 기업에 오른 대기업들이 각국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글로벌 500대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난 미국과 중국은 국내총생산(GDP)이 6년 사이에 각각 25.6%, 37.7% 늘어난 반면 500대 기업 수가 줄어든 일본과 독일은 각각 7.6%와 5.8% 감소해 글로벌 500대 기업의 증감이 GDP 규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의 GDP 규모는 4천766억달러로 큰 차이가 없었다.

대한상의는 이런 점을 들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500대 기업의 탄생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고 "글로벌 500대 기업이 높은 시장점유율과 우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된 성장을 지속하고 고용창출 및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해 국민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이끌수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500대 기업 업종별로는 제조업 분야에서 대우가 탈락하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LG전자, 포스코 등만 남게됐으며, 금융부문에서 주택은행과 합병한 국민은행이 올해 처음으로 진입했다.

보험업종에서도 교보생명이 탈락해 삼성생명만 남았으며 무역업 분야에서는 SK글로벌이 새로 진입하면서 삼성물산, LG상사, 현대종합상사 등 4곳으로 늘어났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의 평균 자산 규모는 372억6천만달러로 글로벌 500대 기업을 4개 이상 배출한 15개국 중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 기업정책팀 이경상 팀장은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대우, 쌍용 등 이 500대 기업에서 탈락하고 국민은행, KT 등이 새로 편입돼 숫자 상으로는 글로벌 기업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하고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 위해서라도 글로벌 기업이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