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제일은행 노동조합이 30일 사측의 연봉제 도입에 반대하는 `경고성 파업'에 나섰지만 별다른 잡음 없이 자진 해산했다.

   SC제일은행은 이날 전국 영업점에서 정상 영업을 개시했으나 상당수 직원이 파업에 참여하는 바람에 고객들은 적잖은 불편을 겪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 전체 조합원 3천400여명 중에서 2천2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해 충주호리조트에서 연봉제 도입 반대를 위한 집회를 갖고 영업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금융노조와 소속 지부 350여명의 간부들도 전날부터 집회 장소 주변에 천막을 설치하고 파업 지지를 표명했다.

    SC제일은행 노조 파업은 사측이 올 초부터 은행권에서 처음으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예고됐다.

   노조는 일단 31일 정상 업무에 복귀한 뒤 리처드 힐 SC제일은행장과 조만간 만나 협상키로 했다.

   힐 행장은 지난 25일께 영국 런던으로 출장을 떠나 이날 귀국했다. 힐 행장은 런던에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연봉제를 3년간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 노조가 곧 장소와 날짜 등을 정해주면 언제든지 협상테이블에서 다시 만나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업무 복귀 후 추가 협상에서도 사측과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으면 장기 파업에 돌입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김재율 SC제일은행 노조위원장은 "조만간 행장 등 경영진과 만나 협상을 벌인 뒤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추가 파업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은 이날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잔여 조합원들과 본점 인력, 비정규직 직원 등 총 2천800여명을 영업 일선에 배치해 모든 영업점 업무가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조치했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본점 직원과 비정규직 등을 영업점에 배치해 업무 공백을 최소화했다"며 "영업 차질 등이 두드러진 곳은 많지 않았지만 전체 조합원 가운데 65%가 이탈한 만큼 전반적인 영업점 업무가 내방 고객 위주로 보수적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파업 대비 비상대책반을 가동하고 이 은행의 전산센터와 본점에 검사역들을 파견했다.

   또 SC금융지주의 부사장과 SC제일은행 부행장을 불러 이번 파업으로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응책을 마련하라고 지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고객 업무와 지급 결제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현장 지도할 방침이다"며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SC제일은행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을 적용해 1천37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4.40%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SC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도 1천346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6%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