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차기 주한미국대사에 성 김(51) 6자회담 특사를 내정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이번주중 한국 정부에 성 김 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주재국 임명동의)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 김 특사는 부친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 1980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성 김 특사가 아그레망에 이어 미 상원 인준절차를 거쳐 주한미대사로 부임할 경우 지난 1882년 양국이 수교한 이후 129년만에 처음으로 한국계 주한미대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근현대사에서 최초의 주한미대사는 1883년 부임한 루시우스 푸트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지만, 대사 직함을 가진 공식 주한미대사는 대한민국 정부수립후 1949년 4월 부임한 존 무쵸가 1대 대사이며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에 이르기까지 21대로 이어져오고 있다.

   국무부 당국자는 성 김 특사의 주한미대사 내정과 관련, "외국 대사지명과 관련한 발표는 백악관에서 하는 것으로 아직은 통보받은 바 없다"고 공식확인을 피했으며 백악관도 인준 요청을 위해 상원에 통보되기 전까지 대통령 임명사항은 확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복수의 소식통들은 성 김 특사가 주한미대사로 내정된 사실을 간접 확인했다.

   성 김 특사는 대사 인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스티븐스 현 대사의 후임으로 오는 8월께 부임할 전망이다.

   성 김 특사는 첫 한국계 주한미대사이기도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 출범후 6자회담 특사로 지명돼 상원 인준을 거쳐 '대사'(ambassador) 직급으로 승진하며 한국계 첫 대사 기록을 세웠고, 앞서 지난 2006년 한국계로 첫 국무부 한국과장에 임명되는 등 미 국무부에서 첫 한국계 임명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백악관은 차기 주한미대사에 비중있는 정치인을 기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최상으로 평가받는 한미동맹을 상징할 수 있는 후보로 한국계인 성 김 특사를 적임으로 판단해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가는 성 김 특사가 주한미대사관 근무와 국무부 한국과장 경력을 바탕으로 한.미간 현안에 밝은데다, 북한문제에도 정통해 주한대사로서의 역량을 두루 갖추고 있고, 한국계로 한.미간 가교 역할을 해나가는데도 적임이라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인선으로 받아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