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8일(이하 현지시각) 빈에서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 각료회담을 앞두고 실질 산유량을 조용한 늘린 것으로 전해져 회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익명의 OPEC 소식통들을 인용해 사우디가 지난달 하루 평균 20만배럴을 증산한데 이어 이달들어서도 20만-30만배럴을 더 생산해왔다고 전했다. 이로써 사우디의 비공식 산유량은 지난 2008년 중반 이후 처음으로 하루 900만배럴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지적됐다.
신문은 사우디가 연초 리비아의 급격한 산유량 축소를 보충하기 위해 일방적인 증산을 단행한 점을 상기시켰다.
페트롤리엄 폴리시 인텔리전스의 컨설턴트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사우디가 특히 아시아의 수요 증가를 감안해 산유량을 (또다시) 크게 늘렸다"고 전했다. 사우디 산유 수준에 정통한 또다른 업계 관계자도 사우디가 이달들어서도 산유량을 늘렸음을 확인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사우디가 증산하고 있다"면서 "여름철 전력 성수기를 대비하는 내부적 요인과 함께 (전세계) 정유업계의 (통상적인 설비) 보수가 끝나 원유 수요가 늘어난 점도 감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사우디가 지난 2009년 2월 하루 산유량을 800만배럴로 5년여 사이 최저 수준으로 낮췄음을 상기시켰다.
신문은 전세계 원유 공급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OPEC이 빈 회동에서 근 4년만에 처음으로 공식 산유량을 늘릴지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사우디, 쿠웨이트 및 아랍에미리트(UAE)의 증산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OPEC이 공식 쿼터에 비해 이미 하루 평균 140만배럴을 추가 생산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빈 회동에서 이를 '공식화'시키는 결정을 내리는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OPEC 걸프 회원국 대표는 로이터에 "빈 회동에서 최소한 공식 쿼터와 실질 산유량간에 존재해온 갭을 메우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보다 더 증산할지 여부는 여전히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걸프 회원국 대표도 실질 산유량 공식화 결정이 내려질 것임을 확인하면서 그러나 "시장 수요가 당초 예상했던 것만큼 많지 않기 때문에 추가 증산은 필요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석유 소비국을 대변하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다나카 노부오 사무총장은 로이터에 "핵심은 (0PEC이) 쿼터 조정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증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수의 걸프 회원국 관계자들은 지난 2일 로이터에 OPEC이 빈 회동에서 공식 쿼터를 하루 최대 150만배럴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뜀했다. 이들은 100만배럴 공식 증산이 가장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로이터에 하루 100만배럴은 더 생산돼야 가격 안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는 7일 리비아 정부가 망명한 쇼크리 가넴 석유장관을 대신해 무아마르 카다피에 충성하는 오므란 아부크라 전 국영전력사장을 OPEC 각료회담에 단장으로 파견할 것이라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OPEC 회원국 가운데 카타르와 UAE가 리비아 반군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따라서 OPEC 회동에서 리비아 친정부 대표단이 반군 지지 회원국들과 기싸움하는 상황도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OPEC 회동을 앞두고 유가는 약세를 보였다.
6일 런던시장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114.25달러에 거래돼 지난 주말 폐장가보다 1.57달러 떨어졌다. 뉴욕의 서부텍사스유도 1.32달러 빠진 98.91달러에 거래됐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와 관련해 유가가 지난 4개월간 105-125달러 박스권에 머물러왔음을 상기시켰다.
걸프 회원국 대표는 로이터에 "아시아의 석유 수요가 우리가 예상했던 것만큼 강하지 못하다"면서 "미국 수요 데이터 역시 (우리 기대보다) 미약하다"고 말했다.
페트로매트릭스의 애널리스트는 "(석유) 수요가 줄어드는 일부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서 따라서 "OPEC이 (실질적인 증산을 통해) 배럴당 75-80달러로 낮아지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우디, OPEC 회동 전 '조용히' 증산
"3년여來 첫 日 900만배럴 초과"
"OPEC, 실질 산유량 공식화 그칠 듯"
리비아 대표단, 親반군 회원국들과 '기싸움' 불가피
입력 2011-06-0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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