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임금상승률 생산성 증가율 웃돌아
임금 외 비용 비중 美.日보다 높아

1970년부터 33년간 근로자의 임금은 138배나 증가한 반면 근로시간은 한 달에 26시간이 줄었다.

또 2001년부터 3년째 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웃돌아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동비용에서 생산직 근로자의 임금외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로 미국이나 일본보다 매우 높아 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제조업 임금 및 근로시간 동향과 주요 특징'에 따르면 197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제조업 상용근로자(10인 이상 사업체 기준)의 월 평균 급여는 1만4천301원에서 138배인 198만225원으로 높아졌다. 시간당 명목 임금은 62원에서 155배인 9천600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에 월 평균 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 단축 등의 영향으로 232시간에서 206시간으로 26시간이 감소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시간당 실질 임금(2000년 기준)은 연평균 7.7%가 상승해 1970년의 약 10배로 늘어낫다.

임금과 근로시간의 관계는 1970∼1986년에는 대체로 실질 임금의 상승에 비례해 근로시간도 늘었으나 1986년 이후에는 실질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이 줄었고 특히 1999년 이후 최근까지는 근로시간 단축 정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1991∼2000년에는 시간당 실질 임금 상승률보다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높았으나 2001년부터는 설비투자 부진 등으로 노동생산성 증가가 둔화돼 실질 임금 상승률이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더 커지고 있다.

제조업 노동생산성은 1971∼1990년의 8% 수준에서 1991∼2000년에는 11.9%로 높아졌으나 2001∼2002년 6.1%, 2003년 1.4분기에는 3%로 급속히 둔화됐다.

이에 따라 상품 1단위 생산에 필요한 노동비용(명목)이 크게 높아지고 있고 특히 사회보험, 의료.산재.고용보험, 학비 보조 등의 임금 이외의 비용이 크게 늘면서 기업이 근로자 1명 고용으로 부담하는 단위노동비용이 증대됐다.

제조업 생산직 근로자의 노동비용 총액 중 사용자가 부담하는 임금 이외 비용의 비중은 2001년 29.6%로 1985년의 9.7%와 1990년의 12.3%에 비해 크게 올라갔으며 미국(20.6%), 일본(16%), 영국(15.5%)은 물론 경쟁국인 대만(9.1%)보다도 훨씬 높다.

한은은 "최근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근로시간이 짧아지고 실질 임금은 계속 상승하는 가운데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둔화되는 상태"라고 분석하고 "법정 근로시간 축소에 앞서 노동생산성 향상이 선결돼야 기업과 국민경제에 미치는 부담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기업이 부담해야 할 임금 이외의 비용이 지나치게 증가하는 경우 정규직보다는 비정규직 채용을 선호하게 돼 고용 구조를 왜곡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은은 "고용의 유연성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근로시간 조정이나 사회보장제도 확대 등은 기업의 비용 부담을 늘려 노동집약적 산업의 경우 임금이 낮은 해외로 시설 이전을 촉진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