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이 최근 노조간부를 포함해 직원 97명이 일과 시간에 사이버도박을 하다 적발된 것과 관련해 "노조운동의 생명은 도덕성"이라며 "근무시간 중 도박은 있어서는 안 될 범죄 행위"라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1일 출근시간 울산공장 각 정문에서 조합원에게 나눠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결입니다'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2011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데 안타깝게도 언론에 현대차 조합원과 관련된 인터넷 도박사건이 대서특필됐다"며 "그것도 한두명이 아니고 97명의 조합원이 일과 시간 중 도박에 연루됐다고 하니 노조위원장으로서 충격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집행부는 이번 사태에 연루된 조합원은 개인 스스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는 것을 밝힌다"며 "앞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있었는데 노동의 신성함을 생명으로 건강하게 살아가는 절대다수의 조합원에게 심려를 끼치고, 위원장으로서 제대로 계몽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집행부는 이번 일은 있어서는 안 될 일로 규정하고 사내 도박은 용서될 수도 보호될 수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며 4만5천 조합원의 자정결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도 투쟁과 관련, "일각에서 대의원대회에서 타임오프 쟁의발생 결의를 해놓고도 전면투쟁에 돌입하지 않는다고 문제 삼고 있다"며 "투쟁은 조합원 대중의 힘과 동력이 담보돼야 하는데 과연 우리의 현실적인 조건에서 강력한 총파업 투쟁을 전개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중앙노동위원회에 하는 쟁의발생) 조정신청을 차지하고라도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묻는) 파업 찬반투표를 시행해야 후련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각 현장노동조직이 하나같이 타임오프 분쇄를 빌미로 마치 집행부를 무능력한 집행부로 몰아가고 있으나 비판이 지나치면 분열을 초래한다"며 "현재 조합원의 평균 근속년수가 18년, 평균연령이 43.1세인 만큼 2011년 임단협 요구안의 핵심은 고용보장, 건강권 확보, 균등분배"라고 설명했다.

   그는 "비판과 정쟁을 중단하고 집행부로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