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원대의 불법 도박수익금을 마늘밭에 묻어 숱한 화제를 뿌렸던 이모(51)씨 부부가 24일 "실제 7억원이 사라졌다"고 밝혀 주장의 진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주지법 형사3부(재판장 신헌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결심공판에서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씨 부부의 변호인은 "당초 경찰 수사 당시 마늘밭에서 작업하던 굴착기 기사가 이씨의 추궁에 못 이겨 7억원이 사라졌다고 신고했고, 이씨는 실제 7억원이 사라졌는데도 묻은 돈이 더 있다는 사실이 드러날까봐 이 돈을 모두 썼다고 진술했다"고 주장했다.
재판 후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올해 2∼4월 마늘밭에 가지 않았는데 숨긴 돈 가운데 소나무 인근에 묻어둔 7억원이 사라진 사실을 설명하고 양형에 참작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2월은 이씨가 김제시 금구면 마늘밭의 절반을 구입한 시기로, 만약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초 이씨가 처남에게 받아 묻은 돈은 공소사실인 112억3천400여 만원에서 119억3천400여 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씨가 5억원이 든 대형 비닐봉지와 2억원이 담긴 김치통을 나눠 밭에 묻은 점을 볼 때 한 개씩 사라진 셈이다.
검찰은 이씨에게 징역 2년6월을, 아내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구형했고, 마늘밭과 109억7천800여 만원을 몰수하고 생활비로 쓴 2억4천100만원을 추징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 부부는 최후변론에서 "사건을 일으켜 어렵게 사는 분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말했다.
이씨 부부는 큰 처남(48.수배)으로부터 지난해 6월부터 12차례에 걸쳐 불법 도박수익금 112억5천600여 만원을 받은 뒤 전북 김제시 금구면 마늘밭에 109억7천여 만원을 파묻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경 조사 결과 이씨는 처남 형제가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을 다른 사람을 통해 받은 뒤 밭에 묻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7월13일 오후 2시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