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 메아리의 북상으로 서해중부해상에 태풍경보가 발령된 지난26일 오전 인천과 인근 도서를 오가는 여객선들이 태풍을 피해 인천항 내항에 정박해 있다. /임순석기자 sseok@kyeongin.com

[경인일보=김성호기자]태풍으로 전국이 한바탕 홍역을 치른 가운데 인천항 내항이 최적의 피항지로서 제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제5호 태풍 '메아리'가 북상하고 전국이 영향권에 접어들자 파도를 피해 100여척이 넘는 선박들이 태풍을 피할 안전한 장소를 찾아 인천항 내항으로 몰려든 것이다.

27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26일 오후 1시 기준으로 외항선과 내항선, 해군, 해경 함정 등을 포함한 157척의 함정이 태풍을 피해 내항에 입항했다.

해경 함정의 경우는 인천해양경찰서 소속 선박뿐 아니라 평택·태안·군산 해양경찰서 소속의 경비함정까지 피항을 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 26일 저녁까지 정박했다.

지난해 제7호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에 상륙했을 당시에도 내항에는 모두 130여척의 함정이 태풍을 피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마다 태풍이 들이닥칠 때마다 인천항 내항으로 선박이 몰리는 이유는 내항이 아시아 유일의 갑문항이기 때문이다.

바다로 개방돼 있는 다른 항과 달리 내항은 갑문항으로 배가 드나드는 통로 갑문 2곳이 출입문 역할과 방파제 역할을 한다. 바다에 수m 높이의 파도가 몰아쳐도 사방이 구조물로 둘러싸여 있어 파도의 피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른 항만이 파도가 강하게 칠 경우 접안부두와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배를 외항이나 미리 정해둔 피항지로 빼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 대표는 "인천항 내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안전한 항만으로 천재지변 등 유사시 대피항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재개발이 이뤄지더라도 내항의 오랜 역사와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항 내항은 8개 부두에 48척의 선박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고 갑문은 5만t급과 1만t급 갑거 2기로 이뤄져 있다. 전체 안벽 길이가 1만1천945m, 선거내 부두길이가 9천848m에 달하는 항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