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가 이어진 30일 오전 여주군 남한강 살리기 6공구 강천보 건설현장에 설치된 공사용 임시물막이가 급류에 유실되고 있다. /전두현기자 dhjeon@kyeongin.com

30일 오후 1시께 여주군 여주읍 단현리 남한강의 4대강 사업장인 강천보 주변에 또다시 굵은 빗줄기가 쏟아졌다. 폭우와 함께 밤새 불어난 강물이 합쳐지면서 엄청난 양의 검붉은 흙탕물이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흘러갔고, 이미 반 밖에 남지 않은 임시물막이의 흙은 후두둑 후두둑 떨어져 나갔다. 밤사이 내린 폭우의 위력을 보여주듯 이천취수장에서 떠내려온 오탁방지망이 강 가운데 설치된 가교 위에서 나뒹굴고 있었다. 현장에 나온 시공사 관계자들은 이 광경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뿐이었다.

지난달 집중 호우로 유실돼 보강공사를 마친 여주군 남한강 강천보 임시 물막이 일부가 또다시 유실되면서 공사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말부터는 장마전선이 활성화되면서 집중 호우가 더 내릴 것으로 보여, 오는 10월 중순으로 예정된 남한강 정비사업 준공은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강천보사업단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30분께부터 임시 교량과 연결되는 임시물막이가 급류에 쓸려 내려가기 시작해 1시간여만에 강천보 전체 임시물막이 300m 구간 가운데 150m가 유실됐다. 폭우 이후 이날 오후 5시 현재까지도 임시물막이는 거세진 강물을 따라 지속적으로 유실되고 있다.

유실된 임시물막이는 초당 유입량 2천300t을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이날 오전 5시부터 상류인 충주 조정지댐에서 초당 2천500t, 섬강에서 초당 1천500t이 방류돼 일시에 유입된 초당 4천여t의 강물에 유실되고 말았다. 임시물막이는 지난 5월에 내린 비에도 휩쓸려 나간 바 있다.

이번 임시물막이 유실로 한동안 공사 중단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임시물막이는 장마 전에 마무리 작업을 마치고 7월 초 철거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1주일을 남겨두고 또다시 유실되면서 강물 양이 줄어들 때까지 기다린 후 재설치해 공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본격적인 장마로 언제 또 폭우가 쏟아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천보사업단 관계자는 "임시물막이가 유실된 구간은 폭우가 내릴 경우 상류 농경지 침수와 역류현상을 막기위해 높이를 낮춰 설치했고 유실되지 않았을 경우 상류지역의 침수피해가 많았을 것"이라며 "강천보 수문공사는 대부분 완료해 이번 유실로 보 자체에는 아무 피해가 없으며 전체적인 공사기간을 맞추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승용·김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