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4일 오후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하는새 지도부는 '쇄신과 화합'을 내세워 총선 승리를 향한 대장정에 나설 전망이다.
하지만 새 지도부가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지난 4ㆍ27 재보선 패배 이후 위기감에 휩싸인 당을 추스르고 생기를 불어넣어 당 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야하며, 대선을 위한 경선을 엄정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무도 안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 이후 당내 주류ㆍ비주류가 교체되면서 당 내부에서 노선과 정책기조의 전환에 대한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도 새 지도부의 '숙제'다.
이에 따라 새 지도부는 집권 여당의 '컨트롤 타워'로서 위기관리의 리더십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할 시험대에 본격적으로 오르게 되는 셈이다.
이날 오후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대에서는 홍준표-원희룡 후보의 치열한 선두 다툼 속에 나경원-유승민 후보의 추격세로 예측불허의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들은 '관리형 대표'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은 데다 정치적 개성이 강해 독자적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저마다 '쇄신과 화합'을 강조하고 있지만 당내 새롭게 구축된 권력지형 속에서 향후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내세울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친박(친박근혜)계 대표주자인 유승민 후보의 약진은 향후 친박계 위상과맞물리고, 쇄신파인 남경필 후보가 어느 정도 선전하느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친박 성향의 중립파인 권영세 후보와 범친이계 박진 후보의 최고위원 입성 여부도 '지도부 컬러'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전대 결과와 관계없이 새 지도부의 앞길은 첩첩산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누가당 대표가 되든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새 지도부는 국정 주도권 회복을 위해 당 체제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계파 대결과 줄세우기 논란이 재연된 전대 후유증 극복에 나서야 한다.
골이 깊게 패인 당내 계파ㆍ세력간 대립이란 '망령'을 어떻게 떨쳐내느냐가 새지도부의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대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 내세운 새로운 당청관계도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다. 임기말을 맞아 향후 당청관계가 정국의 '뇌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추가 감세와 대학 등록금, 대ㆍ중소기업 상생 등 '포퓰리즘 논란'을 빚고 있는 난제들에 대한 해법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총선ㆍ대선을 앞두고 야권과의 전선(戰線)도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야 전략도 요구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쟁점 현안이 걸려있는 8월 임시국회에서 새 지도부의 대야 역량이 드러날 수밖에 없다.
새 지도부가 난국을 정면 돌파한다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겠지만,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책임론 속에 좌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 관계자는 "이번 새 지도부는 집권 후반기를 맞아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면서 "당의 쇄신과 화합을 이뤄내면서 난국을 돌파하는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