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7·4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의원을 대표로, 친박계의 지지를 받은 유승민 의원을 2위로 당선시킨 것은 집권여당의 체질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다.
특히 홍준표 신임 대표의 당선은 그동안 친이 중심의 당 운영을 친박 중심으로 한 클릭 이동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신임 홍 대표의 역할과 정치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홍준표개혁'이라는 애드벌룬을 띄웠다. 모래시계검사로 거침없는 정치력을 보인 소신파인 그는 당 쇄신과 개혁이라는 대명제를 제시함으로써 당의 노선과 정책방향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우선 홍 대표 앞에는 굵직한 현안이 수두룩하다. 내년 총선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 홍 대표의 제1의 실천과제도 총선 승리이다. 홍 대표는 정견발표에서 '수도권 위기론'에 방점을 찍었다.
"수도권인 서울 강북에서 4선을 했다"고 운을 뗀 그는 "내년 병역미필자·탈세자 등이 총선 공천을 받지 못하도록 하겠다. 상향식·개혁공천, 이기는 공천을 하겠다"고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당 내부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전대 이전부터 "당을 신속 기동군 체제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해왔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을 전면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이·친박으로 갈려 있는 당 내 계파갈등을 어떻게 수습할지도 관심이다.
홍 대표는 당선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도 "총선까지 계파 없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야당의 공세를 막는 최전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친박계에서는 "홍 대표를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 친이계에서도 "홍 대표는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대야당 관계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의식한 야당의 대대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만큼 대야당 전선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8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홍 대표는 취임 한 달 만에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시험받게 되는 셈이다.
당청 관계 복원 문제도 관심사다.
홍 대표는 이날 "당과 청와대가 충돌하면 우리는 공멸한다. 당청 엇박자를 막기 위해 매일 회동이라도 하겠다"고 말하는 등 당청 관계 회복에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이번 전당대회에서 갈린 갈등을 어떻게 봉합해 나갈지 주목된다.
/이호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