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수용 인천시의회 의장이 의원들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의장의 권위'를 내려놓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임순석기자

'어깨의 힘을 빼겠다!'

류수용(61·부평구 청천1동, 산곡1·2·4동) 인천시의회 의장은 제6대 의회 1주년을 맞아 경인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의장이라고 해서 폼만 잡는 식으로 의회를 이끌어 가지는 않겠다"는 점을 유난히 강조했다. 지난해 인천시의회에 입성하기 전까지 류 의장은 부평구 의원 4선 경력의 소유자로 지방의원 생활만 16년째다. 그런 그가 "의원들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위해서는 의장으로서 뽐내고 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류 의장은 작년 전반기 원구성 당시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에서 '의장 후보'로 내세웠지만, 일부 '반란표'에 의해 의장선거에서 낙마했다. 김기신 전 의장의 의원직 상실로 생긴 빈 자리를 차지한만큼 의장직에 집착할 만도 한데, 그는 '의장의 권위'를 내려놓겠다고 했다.

"우리 의원들 중에는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던 다양한 전문가들이 있습니다. 인천시의회 20년 역사상 6대 의회가 전문성 측면에서는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이 전문성이 의정활동에 반영되도록 지원하는 일이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봅니다."

광역의원이 되고 나서 (오랜 기초의회 생활에도 불구하고)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류 의장은 예산 규모를 꼽았다. 부평구의 1년 예산이 4천억원 가량인데 반해 인천시 예산은 7조원이나 된다는 것이었다. "사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여기에 드는 예산이 제대로 쓰일 수 있도록 감시하는 게 의원들의 역할이겠지요."

류 의장은 또 행동반경도 무척 커졌다고 했다. 구의원 시절엔 1개월 기름 값이 20만원 정도 들었는데, 시의원이 되고 나니 그 3배인 60만원가량 든다는 것이다.

류 의장은 의원들이 일반 시민이나 공무원들에게 군림하려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행정의 목적은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 데 있기 때문에 의원들이 공무원으로 하여금 시민을 위한 일을 잘 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무원에게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류 의장은 의회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현재의 행정 시스템이 시민 입장에서 얼마나 번거롭게 돼 있는가를 구체적인 예를 통해 설명했다. "건축과 관련된 업무 1건을 처리하는데, 5개 과가 연관됩니다. 복잡한 것도 문제이고, 각 부서별 기준이나 태도도 달라 시민들이 당황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을 개선하는 데 전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정진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