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가격파괴' 바람이 다양한 업종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헤어숍은 요즘 같은 업종의 다른 업소들보다 두배 이상 많은 고객을 유치,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평소 7천원 받던 커트요금을 3천원으로 내린 결과다. 가격을 내린 후 하루 평균 40명 정도였던 남성 고객수가 100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가격파괴의 대표적인 업종은 음식업. 1천원짜리 김밥전문점은 이미 흔한 창업아이템이 됐다. 1천원짜리 탕수육·자장면을 파는 업소가 부쩍 늘었다.
인천시 남구 주안동 '로데오거리'나 부평구 산곡동 등은 유흥가, 주거지역을 가릴것 없이 '광어 한마리 9천900원' '우럭 1㎏ 9천900원' 등의 현수막을 내건 횟집들이 즐비하다.

젊은층이 많이 이용하는 PC방 업계에서도 가격파괴가 한창이다. 지난 몇 년간 한번도 바뀌지 않은 '시간당 1천원' 선이 무너지고 있다. 800원만 받는 PC방이 속속 등장하면서 가격파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인천대 부근 남구 도화동의 한 PC방 관계자는 “학생 고객들이 전보다 훨씬 줄었다”며 “경쟁업소들이 유행처럼 요금을 내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동참했다”고 말했다.

퀵서비스 업체들도 업체간 경쟁으로 1만2천원을 받았던 인천~서울간 배송료를 9천원으로 내리는 추세다. 시내에서 1만3천원 정도를 받았던 대리운전 서비스 역시 요금을 8천원까지 내린 업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천소상공인지원센터 김영복 소장은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가격파괴가 음식업 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도소매 업종으로 일반화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입장에선 당장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이점이 있지만 업소측에서는 손익계산과 품질 유지를 꼼꼼히 챙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