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부평 미군기지 주변에서 채취된 시료분석 결과, 미량의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다이옥신은 9곳의 토양조사 지점 중 7곳에서, 3곳의 지하수 조사 지점 중 1곳에서 검출된 것이다. 이번 조사는 부평 캠프 마켓 독성물질 폐기 의혹과 관련해서 한국환경공단과 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6월부터 미군기지 주변 지역에 대한 환경오염조사 결과다. 조사 결과를 놓고 인천시와 정부간의 입장차가 역력하다. 환경부는 검출 결과가 극미량으로 우려 수준이 아니라서 환경오염에 대한 추가조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국방부 역시 캠프 마켓이 반환예정 미군부대라는 점을 들어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오염 의혹이 제기된 미군 기지 내부가 아니라 주변지역을 조사한 것이며 그것도 극히 일부 지점에 대한 조사결과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또 통상적으로 토양 오염물질 조사는 표층 50㎝ 깊이를 기준으로 삼지만 이번 조사는 표층 하부 5~7m 깊이를 대상으로 하였음에도 다이옥신이 검출됐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다이옥신은 자연계에 결코 존재할 수 없고 오염원이 있어야 검출되는 물질이며, 맹독성 고엽제의 성분물질 중의 하나다. 그렇다면 오염원이 인근에 분명히 존재하며, 장시간에 걸쳐 인근 지역으로 확산된 결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인 추론이다.
그리고 퇴역 주한미군의 증언, 미공병단이 독성물질인 448드럼의 염화폴리비페닐(PCBs)을 처리했다는 보고서의 확인에 이어 이번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부평미군기지에서의 고엽제 처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캠프 마켓은 도심에 위치해 있고, 부대 주변인 부평 산곡동 일대는 주민들의 밀집 주거 지역이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이옥신이 검출된 이상 정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서는, 고엽제 매몰 의혹이 제기된 칠곡군의 '캠프 캐럴'에서와 같이 한미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기지 내부에 대한 정밀조사는 물론 주변 지역의 토양과 지하수에 대한 폭넓은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 방법과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천시와 시민단체의 주장처럼 한국과 미국, 정부와 민간으로 조사단을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캠프 마켓' 내부의 오염 조사해야
입력 2011-07-20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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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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