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순위를 조작하고 방송 출연 등을 대가로 신인가수나 연예인 지망생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방송국 PD와 연예기획사 대표 등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17일부터 이달 15일까지 가요순위 조작 등 14건의 연예계 불법행위를 적발, 관련자 140명을 검거하고 5명을 구속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2009년 4월부터 지난 5월까지 신인가수 100여명으로부터 방송 출연 등의 대가로 1억5천만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모 케이블방송 대표 A씨 등 방송 제작자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특정 가수의 노래를 1주일에 1회 이상, 많게는 하루에 4회까지 내보내는 것을 조건으로 신인가수 20여명에게서 5천만원을 받은 B방송국(지역공동체 라디오방송국) 가요프로그램 PD 등 관계자 12명을 적발했다.

   가요 순위를 조작하고 방송 출연을 알선한 대가로 4억1천만원을 챙긴 가요 순위 사이트 운영자 C씨, C씨가 부탁한 가수의 노래를 많이 내보내거나 노래가 방송된 것처럼 허위로 선곡표를 작성한 방송국 관계자 6명도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2청 광역수사대는 연예인 지망생 119명으로부터 보증금 명목으로 1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모 기획사 대표를 지난달 검거했다. 지난 5월에는 연예인 지망생에게 방송 출연을 약속하며 1억7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모 연예기획사 전 대표 등 8명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적발됐다.

   경찰이 4개월 동안 적발한 연예계 비리 14건을 보면 연예인 지망생을 상대로 금품을 받거나 기획사와 PD 간 금품을 주고받는 행위, 가요순위 조작, 연예계 협회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을 빼돌린 행위 등 범죄유형도 다양했다.

   피의자는 기획사나 협회 관계자, PD 등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이 65%로 가장 많았다. 

   피해자는 연예인 지망생이 97%로 집계됐다. 재물과 관련된 범죄유형이 37.8%로 가장 많았고 폭행, 배임,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의 사례도 있었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연예계 불법행위를 지속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다"며 "서울과 6대 광역시 광역수사대에 설치한 신고센터를 활성화시키고,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목동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