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며 야심차게 출발한 대한항공[003490] A380여객기가 출항 한 달 만에 일본에서 '기체 찰과'로 한때 이륙이 지연되는 소동을 빚었다.

   22일 국토해양부와 일본 언론에 따르면 21일 오전 인천공항을 떠나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 착륙한 대한항공 A380 여객기 엔진 하부에 찰과 흔적이 발견됨에 따라 기체 점검을 위해 이륙이 지연됐다.

   대한항공은 착륙 후 정비 과정에서 오른편 바깥쪽 엔진 아래 부분의 부품 '드레인 마스트'가 긁힌 자국을 발견하고 이 부위가 활주로에 닿았다는 추정하에 공항측에 검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리타 공항측은 파편이 활주로에 남아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에 대비해 A380이 착륙한 활주로를 약 20분 가량 폐쇄한 채 기체와 활주로를 살폈지만 특이한 이상은 발견하지 못했다.

   대한항공 역시 드레인 마스트에 긁힌 흔적만 있을 뿐 운항에는 지장이 없다고 판단해 예정 시간보다 1시간10분 늦게 승객과 승무원을 태우고 서울로 출발했다.

   대한항공은 "착륙 당시 바람이 심하게 불었던 탓에 조종사도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활주로에)살짝 긁힌 것 같다"며 "서울로 돌아와 정비한 결과 기능상으로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문제의 A380은 22일 예정대로 일본을 왕복했으며, 기름을 배출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인 드레인 마스트의 손상 부위는 차후 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실 승객들도 충격을 거의 느끼지 못한 경미한 사안"이라며 "다만 일본 언론 여러군데에서 이것을 보도한 것은 최근 독도를 둘러싼 신경전과 관련이 있다고 여겨진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은 A380이 취항 전 독도로 시험비행한 것에 반발해 최근 대한항공 이용 자제령을 내렸고, 이 문제는 한-일 양국의 외교 문제로 번졌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 태풍의 간접 영향 때문인지 측풍(측면에서 부는 바람)이 불었다고 들었다"며 "이 때문에 착륙시 균형이 다소 깨지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10층 높이에 달하는 A380은 덩치가 워낙 큰 비행기라 특히 이ㆍ착륙시 측면 바람에 민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국토해양부는 "항공기는 사소한 실수나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A380은 국내에 도입한 지 얼마 안됐기 때문에 당분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