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물가 부담 등으로 여행갈 여유조차 갖지 못하는 가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국내·해외여행비 지출전망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9로 전년 같은 달보다 3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해외여행비 지출전망 CSI는 국내외 여행 지출 계획에 대한 가계의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것으로, 100 이상이면 지출을 늘릴 것으로 보는 가구가 더 많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 CSI는 지난 3월 전년 같은 달보다 5포인트가 떨어진 이후 4월 -2포인트, 5월 -1포인트, 6월과 7월 -3포인트를 기록했다.
작년보다 여름휴가를 위해 지출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가계가 줄었다는 의미다.
이 CSI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2월 58로 저점을 찍고 나서 지난해 6월 92까지 올라갔지만, 지난 3월 84로 급감한 뒤 5개월 연속 80대에 정체돼 있다.
소득수준별로 보면 고소득가구부터 저소득가구까지 모든 가구의 여행소비심리가 지난해보다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월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계의 이달 국내·해외여행비지출전망CSI는 전년 같은 달보다 2포인트 떨어진 73으로 지난 4월 71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월소득이 100만~200만원인 가계는 1년 전보다 5포인트, 200만~300만원인 가계는 2포인트, 300만~400만원인 가계는 4포인트, 400만~500만원인 가계는 7포인트, 500만원 이상인 가계는 6포인트 하락했다.
직업별로는 봉급생활자가 92, 자영업자가 83으로 모두 전년 같은 달보다 4포인트씩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대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달 전체적인 소비심리가 위축됐고 특히 저축은 줄고 부채는 늘어날 것으로 보는 가구가 확대됐다"면서 "가계의 여행비 지출 여력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