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최악의 비폭탄을 맞은 피해현장에는 가족을 잃은 주민들의 눈물과 시름,안타까운 사연히 절절이 배어있었다. 피해주민들은 여전히 진행중인 산사태 위험 등에 떨어야 했고, 일부는 아픔을 딛고 힘겨운 복구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복구현장을 찾은 고위층의 행태는 눈쌀을 찌푸리게도 했다.

▲ "집안물품 하나라도 더…" 28일 오전 수해를 입은 광주시 송정동 일대에서 경찰 병력들이 침수 가정에서 나오는 가재도구 등을 옮기며 수해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두현기자

초교 동창모임 갖다 참변

○…지난 27일 밤 포천시 신북면 금동계곡의 한 펜션에서 월례모임을 갖던 60~70대 초등학교 동창 노부부 5쌍은 갑작스런 산사태로 배우자 3명을 잃었다고.

한국전쟁 당시 초등학교를 함께 다니며 쌓은 우정을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오던 이들 노부부는 이날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당했다고. 특히 사고 이후 간신히 흙더미를 비집고 나온 염모(70)씨는 성인 남자 몸통만한 소나무와 흙더미에 깔려 신음하는 부인 문모(68)씨의 죽음을 고통스럽게 목도.

진입로 벽면 무너져 긴급 대피

○…남양주시 평내택지개발지구내 단독 주택단지 포레스트힐 단지 주민들은 이날 서측 진입로 벽면 슬라이딩 2개소 180m가 무너지면서 긴급히 인근 평내 32통 마을회관으로 대피.

또 서쪽 진입로 부근 민간주택이 있는 곳도 법면을 지탱하고 있는 흙받이가 밀리면서 땅속 가스가 일부 유출. 주민 김모(54)씨는 "폭우로 벽면이 무너질까봐 걱정"이라며 "비가 그칠 때까지는 집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

고위층 인사의 '극과 극' 행동

○…물폭탄을 맞은 광주시 송정동 수해 피해복구 현장을 찾은 고위층 인사들의 대조적인 격려 양태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이날 현장을 찾은 경기지방경찰청 이강덕 청장은 반 지하방에 들어가 복구에 지원된 의경들과 함께 직접 가재도구를 정리하는 등 솔선수범.

반면, 정오께 수해현장을 찾았던 이성규 광주시의회 의장은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한 수행원이 커다란 우산을 직접 씌워주며 내리는 빗방울을 막아줘 대조.

수행원이 이 의장이 현장을 둘러보는 동안 줄곧 우산 서비스(?)를 해주자 한 주민은 "모두들 웃통 벗고 피해복구를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데 어떤 높으신 분은 비 한방울 맞지 않고 현장만 돌아보고 있으니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일침.

토사 집 덮쳐 실종 90대 숨져

○…용인에서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집을 덮쳐 실종됐던 90대 여성이 이날 숨진 채 발견.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0분께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능원리 임모(94)씨의 집 옹벽과 전봇대 사이에 임씨가 숨져 있는 것을 임씨의 아들이 발견. 임씨는 27일 낮 12시께 폭우로 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집을 덮쳐 실종됐었다.

북한여성 추정 시신 떠내려와

○…한편 지난 27일 오전 7시40분께 연천군 왕징면 강내리 임진강변에서는 낚시를 하던 주민 김모씨가 강물에 떠내려오던 여성 시신을 발견, 경찰에 신고.

발견 당시 시신은 목이 잘린 상태로 하의 속옷만 입고 있었으며, 신장은 150㎝에 나이는 20대로 추정.

경찰은 군 당국과 정보기관 등 합동심리를 거쳐 젊은 여성이 고무줄을 이용한 속옷을 입고 있다는 점에 착안, 북한여성인 것으로 결론. 현재 시신은 연천군 보건의료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된 상태. /지방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