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중호우 동안 경기도내에서는 유달리 많은 산사태가 발생했다. 왜일까?

지질학, 토목공학 등 관련 전문가들은 관측 사상 최대의 강우량을 기록한 폭우와 함께 무분별한 산림개발과 훼손으로 지지력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무분별한 산림개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8일 경기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남양주 6건, 파주 5건, 가평·의정부 각 4건, 포천·양평 각 3건 등 도내에서만 31건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이로 인해 포천 7명, 동두천 4명, 파주 3명, 광주·용인 각 1명 등 15명이 숨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처럼 산사태가 속출한 데 대해 전문가들은 예년보다 긴 장마로 인해 '흙의 자기중량'이 포화된 상태에서 최대 6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저항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아주대 환경건설교통공학부 이재응 교수는 "올 장마가 유난히 길고 강우량도 많은 상태에서 기상관측 사상 최고의 강우량으로 기록될 정도로 집중호우가 쏟아졌다"며 "수분이 포화된 상태의 흙이 폭우에 저항력 한계를 넘어서면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북대 지질학과 김교원 교수는 "종전 자연사면을 절개하거나 등산로, 생태공원 등으로 개발하면서 지질보강 등 대안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짧은 기간을 통해 조사된 통계수치를 근거로 지질보강기준을 삼는 것도 최근의 기후변화를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고 분석했다.

인하대 지구물리학과 조동행 명예교수는 "경사지 등지의 건축을 피하고, 굳이 건축을 할 경우에는 충분한 지형·지질 조사 후 공학적 분석을 통해 지질 보강을 하고 건축물을 지어야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