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서구의회에서 일어났던 크고작은 사건들을 계기로 성숙한 의회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인천 서구의회 김영옥 의장은 지난 1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서구의회는 올 한해 각종 사건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서구의회는 여성 의원들간의 폭행사건과 맞고소, 모 의원의 술자리 행패, 음주운전 등으로 물의를 빚어 신문의 '사회면'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의장은 "이제 조금씩 의원들이 서로 이해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며 "이번 임시회나 예산심의때도 보니까 무리하게 조례안을 추진한다거나 서로의 의견을 내세우는 경우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노하우가 생겼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앞으로 서구의회가 잘 운영되기 위해선 정당이나 개인이 아닌 각 상임위원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상임위원회 단위로 모든 일을 추진하고 집행부를 견제해야 하는데 아직은 이 부분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면서 "시의회는 상임위나 의원별로 토론회도 개최하고 회의도 많이 하는데 구의회는 아직 그런 부분이 활성화되지 않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장은 구의원 공천 폐지를 슬그머니 강조했다. 의원들이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각 정당의 정책이나 입김에서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공무원이었던 김 의장은 지난 5대 의회때 민주당 비례대표로 서구의회 의원으로 당선됐지만 이번엔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다. '표밭관리'가 중요한 지역구에서 1년간 활동하다보니 구의원이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김 의장은 "일부 의원들은 각 지역별 행사마다 쫓아다니고 얼굴 알리는 일을 구의원의 역할로 오해하고 있다"면서 "구의원은 주민들의 민원을 해결해주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지금도 총선 시즌이 다가오다 보니 최근 앞다투어 각종 행사에 얼굴 비치느라 정신없는데 조금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공천의 문제점은 의회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서구의회는 지금 각 상임위별로 민주당과 한나라당 숫자가 비등해서 한쪽에서 마음먹고 반대해 버리면 조례안이나 예산안이 부결돼 버린다"면서 "몇 안되는 인원들이 당을 위해서 일을 하다보니 주민들은 뒷전에 있는 모습이 연출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장은 마지막으로 "1년동안 성장통을 겪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하나씩 하나씩 발전해 나가는 서구의회가 될 수 있도록 의장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