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폭우 때문에 좀 주춤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도 캠핑 열풍이 불어 많은 동호인들이 캠핑장비를 갖추고 가족들과 함께 야영지를 찾아 떠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진정한 캠핑고수라면 장소와 방법에 대한 노하우뿐 아니라 '캠핑 건강'에 대한 노하우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캠핑은 100% 야외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건강에 위험이 되는 요소가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맨바닥에서의 취침으로 인한 요통과 더운 여름철 야외에서 먹는 음식물로 인해 배탈 등이 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야외취침, 제대로 알고 즐기자

일반 여행과 캠핑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는 잠자리다. 대부분의 캠핑은 텐트에서 잠을 자게 된다. 가족끼리 좁은 공간에서 잠을 자는 텐트에서의 야외취침은 색다른 추억이 될 수 있다. 중장년층에는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차갑고 딱딱한 맨땅에서 취침은 자칫 근육통과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대부분 캠핑여행은 산과 계곡, 바다 등에서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캠핑장소는 밤이 되면 한여름에도 쌀쌀함을 느낄 정도로 기온이 떨어진다. 기온이 떨어지면 허리 주위 근육이 수축되거나 긴장돼 굳어진다. 이 때문에 척추와 추간판을 보호해야 할 근육이 오히려 뼈와 신경조직에 부담을 주게 돼 허리 통증이 생긴다. 또한 기온이 낮아지면 허리 근육이 차가워지고 굳어져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또다시 근육과 인대를 더욱 딱딱하게 만들면서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이다.

산과 계곡, 해변 등에서 텐트를 치려면 지면이 울퉁불퉁한 곳은 피한다. 땅에서 올라오는 차가운 습기는 관절과 근육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텐트를 치기 전 바닥에 방수깔개나 비닐을 깔아 습기가 올라오는 것을 막아주고, 2~3㎝ 이상 두께의 매트리스나 요를 깔아서 바닥을 적당히 푹신하게 만들어 주도록 한다. 새벽에는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침낭이나 담요 등을 준비해 보온에도 신경쓰도록 한다.

베개는 적당히 높은 것을 사용한다. 야외에서 잠을 잘 때는 흔히 짐을 뺀 가방, 또는 벗은 옷을 베개 대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베개로 사용하는 물품의 높이가 너무 높으면 경추가 과도하게 구부러진다. 인대나 근육을 당겨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베개는 목의 곡선이 C자를 유지할 수 있는 3~4㎝ 높이의 적당히 단단한 것을 사용하도록 한다.

잘 때 엎드려 자는 자세는 금물이다. 엎드려 자면 척추가 등 쪽으로 젖혀져 목과 허리에 압력이 가해진다. 취침 시에는 하늘을 향해 얼굴을 똑바로 하고 양발은 쭉 펴 어깨 넓이로 벌리고 양손을 몸에 가볍게 붙인 자세가 가장 좋다.

 
 

■ 식재료 재활용 않고, 손 깨끗이 씻어 식중독 예방

똑같은 음식도 먹는 장소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지는 법. 캠핑장에서 먹는 음식은 흰 쌀밥도 별미로 느껴지는 만큼, 이것저것 많은 음식을 준비해 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대부분 캠핑지는 별도의 냉장시설이 없어 음식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만 한다. 캠핑 음식을 준비할 때에는 냉장보관이 되지 않더라도 가능한 상하지 않는 재료들로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칼과 도마는 생선, 야채, 육류 전용으로 구분해서 사용하고 냉동식품이나 어패류, 고기류, 생선류 등은 속까지 완전히 익혀 먹도록 한다. 냉장보관을 잘해도 한번 생긴 식중독 균은 없어지지 않으므로 남은 음식이나 식재료는 가급적 다시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 야외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채소나 과일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먹도록 한다. 대부분의 세균은 열에 약하므로 음식이나 물은 끓여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더운 날씨에 차가운 물을 벌컥벌컥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잘못된 물 섭취만으로도 탈이 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이나 장염에 걸리면 복통, 설사와 함께 발열증상이 나타난다. 대부분 설사증세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설사로 인한 탈수증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회복을 더디게 하므로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도록 한다. 증상이 나타나면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끓인 물 또는 보리차 1ℓ에 찻숟가락으로 설탕 4개, 소금 1개 정도의 비율로 섞은 물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카페인을 함유한 음식이나 음료는 설사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도록 한다.이러한 응급처치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캠핑장에서는 세면장, 화장실 등을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만큼 손 씻기 등 개인 위생관리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건강한 여름 캠핑을 즐길 수 있다.

<도움말: 인천 유비스병원 내과전문센터 공경택 부장 www.uvishospital.co.kr>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