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집중호우로 전국에 걸쳐 막대한 인명과 재산피해를 불러온 것은 광역단체와 정부의 잘못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수해관련 예산을 깎는 등 방재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방재대책에 구멍이 뚫린 것이다. 특히 이번 재해가 자연재해보다는 인재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사전대비보다는 사후약방문으로 오히려 복구예산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행정의 오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문제점이 되고 있다. 무분별한 산림훼손과 난개발 등이 재난의 화를 키웠다는 지적 외에도 홍수조절이나 생태하천 복원사업 예산배정이 인색하고 이로인해 산사태나 침수 등 재앙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 경우 사흘간의 물폭탄으로 1998년 경기북부 대홍수 이래 13년 만에 연천 140건, 포천 77건, 파주 68건 등의 산사태가 발생해 1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 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선 시·군은 도에, 경기도는 정부에 수해방지 예산지원을 요청했지만 재원부족을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결국 수해방지예산은 깎이고 인명과 재산 손실 후에 복구비용을 새로 투입하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행정의 사각지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동두천시의 경우 지난해 배수펌프장 증설을 위해 도에 310억원의 지원을 요청했으나 가용재원 부족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로 인해 신천변의 시우량이 81.0㎜를 기록, 신천수위가 홍수위 5.61을 넘어 6.71까지 차올라 기존 배수펌프장을 풀 가동했지만 용량이 모자라 저지대 침수 피해를 막지 못했다. 정부의 수해관련 예산지원도 인색하긴 마찬가지다. 도는 지난해 광주 경안천 하류 등 23개 시·군의 홍수조절 등을 위한 사업비로 국비 900억원의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4대강 지류사업의 하나라는 이유로 배정액은 4분의1도 안 되는 212억원만 편성돼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무상급식 등 표밭을 의식한 정책에 눈치를 보느라 예산배정을 늦추는 바람에 재난피해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천재냐 인재냐를 놓고 티격태격할 것이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지구촌 곳곳에 재앙으로 닥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한다면 예산배정의 기준과 우선순위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기본정도는 숙지해야 재난의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수방예산 깎는 재해대책
입력 2011-08-0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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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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