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중순부터 서울 및 중부지방을 훑고 간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차량이 1만여대가 넘는다. 무조건 판매할 수도 없고, 방치할 수도 없는 침수 차량을 어떻게 조치하고 관리해야 할까.

우선 물폭탄을 맞은 차량은 '일광욕'이 필수적이다.

반침수 차량은 우선 일광욕으로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침수 피해가 없는 차량이라도 상당수의 차량이 반침수 차량이다. 차내의 습기와 잔수된 빗물로 물먹은 자동차를 건조시키지 않으면 차체 부식의 원인이 된다.

때문에 볕이 좋은 날 차문과 트렁크를 모두 열고 스페어타이어 밑부분까지 일광욕을 시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차내 바닥의 매트도 꺼내서 건조시키고 진공청소로 청결을 유지해야 하며, 차량 내부의 습기는 차량 운행에 직접적 지장은 없겠지만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생기거나 좋지 않은 냄새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광욕' 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엔진오일, 에어크리너, 브레이크 오일, 와이퍼 점검은 필수로 비가 오면 노면이 미끄럽고 브레이크 계통에 물기가 들어가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에 자주 브레이크를 밟아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엔진오일이나 브레이크 오일도 점검해 교환 시기나 수분 성분이 있으면 미리 교환하는 것이 안전하다.

침수 차량이 아니더라도 장마철 차내 곰팡이 냄새 제거를 위해서는 에어컨 필터 점검이 필요하다.

장마철의 경우 차량 내부가 고온다습하고 외부의 먼지 등이 유입돼 곰팡이나 세균의 번식이 빠르기 때문에 차량 내부의 청결한 청소와 함께 외부 먼지가 유입될 때 정화역할을 하는 차내 필터(에어컨 필터)를 점검해 교환해야 한다. 또 차내 필터는 대기중의 공기가 자동차 내로 유입되는 과정에서 '석면입자', 도로먼지 등 많은 종류의 악성 미립자상 물질과 오존·벤젠·톨루엔·유화수·포름알데히드·암모니아 등의 유기용매와 같은 성분을 지닌 유해 기체상 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차량이 침수됐을 경우 빠른 시간 안에 견인이 가능한 지역으로 밀거나 견인해야 한다. 침수상태로 방치하면 차량의 주요 부품인 엔진이나 변속기에 물이 스며들어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차량이 침수될 경우 절대 시동을 걸어서는 안 된다. 시동을 걸면 엔진 내부로 물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먼저 보닛을 열어 배터리 단자를 분리하는 응급조치를 하고 보험사 긴급출동을 요청한다. 일단 침수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기피대상 1호로 다소 차이는 있지만 30% 이상 가격이 하락된다.

또 장마철에는 멀쩡한 자동차가 침수관리 요령 부족으로 수명을 마감하는 폐차 차량이 급증한다. 침수기준은 차량 전장이 아닌 타이어가 잠기면 침수로 보며 요즈음 차량은 전자제어 방식이기 때문에 컴퓨터가 물에 빠진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침수 차량의 경우 먼저 전자제어장치, 엔진오일, 변속오일 등의 오염 여부를 확인해 조금이라도 침수가 확인되면 2~3회 오일을 교환해야 한다. 엔진룸과 차내의 흙 등 이물질은 압축공기와 세척제를 이용해 제거해야 하며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윤활유를 뿌려줘야 한다.

완전침수 차량의 수리시 정비업소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두세 군데 비교견적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침수 차는 수리 후 재고장이 많기 때문에 '정비내역서'와 '영수증'을 보관해야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잊으면 안 된다. 침수 이후 발생되는 차량의 부식이 가장 큰 후유증이기 때문에 차량 내부도 깨끗한 물로 충분한 세척이 필요하다.

전조등 점검도 필수다. 전조등은 운전자의 시야 확보에도 중요하지만 반대로 상대 운전자에게 자신의 차량 존재를 알리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폭우로 인해 습기가 찬 전조등의 작동여부 등 점검이 필수적이다.

또 물폭탄으로 파손된 도로도 조심해야 한다. 물웅덩이는 속도를 낮추고 단번에 지나가야 한다.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를 지나다가 시동이 꺼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려면 물이 가능한 한 적게 튀도록 속도를 줄이고 저단기어를 사용해 멈추지 말고 한번에 통과하는 것이 좋다.

/자료제공 : Auto C(http://acto-c.kr), 자동차10년타기 운동본부

 
 

※ 침수차량 체크리스트

■ 외부

조명 : 전조등, 후미등, 방향지시등 내부의 습기 정도와 진흙 유무

연료주입구 : 주입구 홈 주위에 오물이나 녹이 있나 확인

트렁크 : 트렁크 고무접합부인 웨더스트립(Weatherstrip) 확인

■ 엔진룸

후드 : 후드 안쪽면 잠금장치 부분 이물질 유무

라디에이터(냉각기) : 홈 사이 사이에 진흙 잔여물 여부

퓨즈&배선 : 배선이 너무 새 것이라면 의심. 연결 접촉 부위 확인

■ 시트

시트 : 덮개가 너무 새 것인지, 잘 맞는지 확인

냄새 : 독한 방향제 사용시 방향제 제거 후 카펫 등에 곰팡이 냄새 확인

머리지지대 : 지지대 뽑아내고 구멍 안쪽에 면봉으로 이물질 확인

안전벨트 : 끝까지 당겨 안쪽 이물질 확인. 벨트가 연식에 비해 너무 새 것이라면 의심

실내등 : 내부 실내등 습기 유무 확인

중앙패널 : 오디오, 글러브 박스, 계기판, 시거라이터 모서리 틈새 면봉으로 확인

천장 : 천장을 손으로 쓸어 표면이 고르지 않은 부분이 있나 확인

※ 침수 중고차량 감별법

"차량안쪽 움푹 패인 곳 이물질 검사…"

최근의 기록적인 폭우로 1만대가 넘는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은 가운데 이들 차량 중 상당수가 중고차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침수차는 수리가 어렵고 재고장이 잦아 중고차 딜러나 소비자들 모두가 꺼리는 '기피대상'으로 중고차 구입을 원할 경우를 대비해 침수차 감별법을 소개한다.

자동차 침수 여부를 가리는 기본적인 방법은 흙먼지 등 침수로 인한 이물질이 쉽게 끼는 '포인트'를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체크리스트 참조

먼저 트렁크 속 예비 타이어를 넣는 공간을 체크해야 한다. 연료 주입구와 담뱃불을 붙이는 시거잭과 같이 차 안쪽으로 움푹 파여 있는 곳도 침수 후 미처 정비하지 못해 이물질이 끼어있을 수 있다. 특히 안전벨트를 끝까지 잡아당겼을 때 흙먼지가 묻어 나온다면 침수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침수 이후 부식이 잘 되는 자동차 밑부분도 살펴봐야 하며, 보닛을 열어 봐 전장비와 퓨즈 등의 상태도 봐야 한다. 폭우로 길에 고인 물은 심하게 오염된 상태이기 때문에 차량 부식이 빠르고 넓게 진행된 여부를 살펴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사고이력 조회는 차량의 침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가장 객관적인 방법이지만 맹신하면 안 된다.

늦으면 크리스마스 무렵까지도 사고이력 데이터가 업데이트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보험처리를 하지 않은 침수 차량은 해당이 안 된다는 허점도 있다.

이렇게 꼼꼼히 따진다고 해도 자신이 사려는 중고차가 침수 이력이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중고차 구매시 '침수차로 판명날 경우 환불 조치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최규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