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각을 다투는 환자를 위한 응급실이 제구실을 못해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1차, 2차, 3차 진료기관을 거치는 진료체계가 마련돼 있지만 응급환자의 경우 1분 1초를 다투는 시간이 환자의 생명을 좌우하기 때문에 24시간 대기상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응급실이 비좁아 대기환자가 넘쳐 복도나 휴게실에서 진료 또는 주사 등 치료를 받는 사례가 허다하다. 이같은 실정임에도 대형병원의 응급실 운영체계는 바뀌지 않고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응급실엔 전문의 등 전문 인력 없이 레지던트나 인턴들이 대기, 응급처치에만 그칠뿐 중환자의 경우 당직 의사들이 허둥대기 일쑤다.
생명을 다루는 대형병원의 응급실이 환자대기 장소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S대 병원 응급실의 경우 대기 인력이 넘쳐 복도에 침낭을 깔고 누워 있거나 복도 의자 휴게실 등에 기대어 차례를 기다리는 등 운영에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9일 오후 7시께 권모씨는 쇼크를 일으킨 아버지를 앰뷸런스를 이용, 권역응급의료센터인 A병원 응급실로 모셔갔으나 이날 오후 10시30분이 넘도록 환자상태에 대한 의사 소견을 한마디도 듣지 못한채 기다리라는 막연한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응급환자의 위급 여부에 대한 기준없이 처리가 되기 일쑤이고, 불친절과 절도없는 의료진의 행태는 응급실로서의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응급실 이용 환자들의 진료 대기시간이 수년째 개선이 되지 않은채 병원측이 이를 개선하려는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최근 중앙응급의료센터가 진행한 대국민 응급의료서비스 인지도 및 만족도 조사에선 가장 큰 불만으로 장시간 대기(31.1)를 꼽았다. 의사 및 간호사 부족(23.0%)과 처치 미흡(21.6%), 불친절(17.8%) 등 순으로 나와 있으나 체감온도는 훨씬 심각하다는 게 응급실 환자들의 답변이다. 특히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병원의 응급실 대기시간 만족도가 전년도에 비해 3.3%, 10.3%하락, 대형 병원들의 응급실 운영 실태가 심각한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응급실 이용환자의 증가에 따라 병실과 대기 의사를 늘리는 문제도 심각하게 다뤄져야 한다. 상술만을 앞세우는 의료체계가 바뀌어야 가능한 일이다.
대형병원 응급실 이름값도 못한다
입력 2011-08-11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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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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