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 그룹을 중심으로 범 현대가 그룹사들이 사재를 출연해 5천억 원 규모의 사회재단인 '아산나눔재단' 만들기로 한 가운데 정진홍 재단준비위원장이 16일 서울 현대계동사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설립계획 등을 발표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최원길 현대 미포조선 사장, 오병욱 현대 삼호중공업사장, 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정진홍 준비위원장, 김태현 준비위원, 최길선 준비위원, 경청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뒷줄 왼쪽부터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김영남 현대종합상사 사장, 권오갑 현대오일뱅크사장, 서태창 현대해상화재 사장, 박창민 현대산업개발 사장, 이중길 KCC 부사장, 김상욱 현대종합금속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내년 대선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정 전 대표의 사재 2천억원을 포함해 범현대가가 5천억원 규모 재원으로 `아산나눔재단'을 설립키로 한 것을 놓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권행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정 전 대표 측근은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재단 설립과 대권행보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선친인 고(故) 정주영 전 회장의 10주기를 뜻깊게 기리는 동시에 `정치는 미래를 만드는 직업'이라는 소신을 실천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 전 대표는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경우 여론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자신의 자산 사용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이번 출연도 그러한 고민의 일단을 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 전 대표가 사재 출연을 계기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 등을 어떤 식으로 정리할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가 10일 낮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다른 의원들과 함께 참석,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 전 대표는 지난 2002년 대선에 출마하면서 현대중공업 지분의 명의신탁 가능성을 거론했고, 선친인 정주영 명예회장은 1992년 대선 출마 당시 재산 일부를 ▲정당발전기금 ▲영세민 주택기금 ▲중소기업 육성기금 등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나아가 정 전 대표는 내달 6일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여권 잠룡으로서 무게감 있는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기자간담회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는 자서전 외에도 시장과 자유 등 보수의 가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 책도 낼 계획이다.

   또한 내달부터 그동안 보류해 온 지방 순회 강연도 재개한다. 올 상반기 지방대학 강연 등에서는 `창업정신'을 주제로 단상에 올랐다면, 앞으로는 `정몽준식 정치 알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한다.

   여권 내 `박근혜 대세론' 확산으로 자신을 비롯한 다른 여권 잠룡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는데 따른 활로 모색으로도 읽힌다. 실제 정 전 대표측 주변에서는 "좀더 강하게 치고 나가자"는 목소리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