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24)가 사흘 앞으로 다가온 21일 투표율이 33.3%를 넘을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사'와 `무산'에 사활을 건 운동이 전개되면서 개표가 가능한 최소 투표율(33.3%)을 넘겨야 하는 측과 이를 저지해야 하는 측 모두에게 33.3%는 '명운'이 걸린 사선(死線)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투표율 미달로 주민투표 자체가 무산될 경우 정치적 치명상이 불가피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날 주민투표에서 실패할 경우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침으로써 투표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주민투표 투표율에 대한 주민투표 대표단체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단계적 무상급식안의 승리를 목표로 하는 복지포퓰리즘추방국민운동본부(투표참가운동)는 투표율이 개표 유효선인 33.3%를 넘어 40%선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참가운동' 김정수 사무총장은 "투표운동 현장 분위기가 좋아 어떻든 33.3%는 넘을 것"이라며 "오 시장이 시장직까지 걸었으니 투표장을 찾는 지지자들이 늘어 40%까지도 오를 수 있다"라고 낙관했다.

   그는 "운동 시작 초기에는 (주민투표청구 서명부에) 80만명 이상 서명한 걸 보고 45%까지도 예상했다가 한나라당이 지지를 당론으로 확정하지 않고 시간만 끄는 바람에 힘들 수도 있겠다고 느꼈지만 당론이 결정되면서 좋아졌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불참운동을 주도하는 나쁜투표거부시민운동본부(투표거부운동)는 개표 무산이란 목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투표거부운동' 김동규 상황실장은 "개표가 안 되는 것(투표율 33.3% 미달)은 확실하다"며 "투표 자체를 모르는 분들도 여전히 많고 경제위기에 수해까지 났는데 굳이 이런 거 해야 하느냐는 냉소적 반응이 주류여서 아무리 높여 잡아도 20%"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양 진영 간 투표율 전망의 격차가 큰 것은 양 측의 희망사항이나 대외 홍보성 의도까지 얹혀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투표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는 양측 관계자들의 속내에는 현 상황에서 33.3%를 넘기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아 보인다.

   이번 투표가 `단계적 무상급식안'과 `전면적 무상급식안'의 찬성률 경쟁보다 참가-불참 대결구도로 굳어진데다 무상급식 이슈가 학부모 등 제한된 범위 투표권자의 관심사라는 기본적인 한계를 지녔기 때문이다.

   거부운동 측인 야당은 한목소리로 투표 불참을 위해 뛰고 있는 반면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는 일부 이견이 표출되고 있는 점과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의 득표율이 24.8%에 불과했던 점 등도 `난망'의 근거로 꼽고 있다.

   오 시장도 이날 거취표명 기자회견에서 이런 점을 고려한듯 "33.3% 투표율 달성하는 것은 모두가 예측하는 것처럼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불참운동 벌이는 와중에서는 특히 어렵고 지난한 목표임이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주민투표에 정통한 참가운동 측 정치권 전문가도 "현재 상태로 가면 투표율이 30% 안팎에 그쳐 개표 성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토로했다.

   그는 다만, "오세훈 시장이 시장직을 걸었고 한나라당이 지방선거나 총선에 버금가는 전폭적인 막판 지지에 나선다면 안정권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조건부 승리'를 예상하기도 했다.

   오 시장이 벼랑끝 상황에서 `주민투표-시장직 연계' 결정을 내린 것이 지지층의 결집을 유도하고, 투표 참가냐 거부냐에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동층의 상당수를 투표장으로 나가도록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다.

   오 시장 측은 시장직을 걸면 최소 5%가량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오 시장의 이번 결정이 한나라당과의 충분한 합의가 아니라 만류를 무릅쓴 채 나온 `마이 웨이' 같은 성격이 있어서 한나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거부운동 측에서는 `투표를 거부하면 시장도 바꿀 수 있다'는 공격적인 문구로 `주민투표 무산→서울시장 사퇴→보궐선거 승리' 수순을 각인시키는 투표운동을 펼치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사흘도 채 남지 않은 투표운동 기간에 거부운동 측에서도 막판 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세훈 승부수'의 영향력에 따라 투표율이 33.3%선에 얼마나 근접할 수 있을지가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