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반시설 공사가 한창인 수원 광교신도시 등 일부 공사판 택지지구에 입주, 불편을 겪고 있는 입주민들이 이번에는 학교 개교 지연 등으로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이번 여름 잦은 비로 학교 공사가 늦어져 벌어진 일로 아이들의 위험한 등굣길이 걱정이다.
지난 26일 수원 광교신도시내 광교초(가칭 이의1초) 공사 현장. 주변은 아파트 공사가 한창으로 온통 땅이 파헤쳐져 있었고 등굣길이 될 진입로는 아직 포장조차 되지않아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수변 산책로와 맞닿아있는 학교 옹벽은 족히 10m 이상 돼 보였지만 이를 막고 있는 경계 펜스는 없었다.
이 학교는 불과 6일 뒤인 내달 1일 개교 예정이다. 당초 지난 7월 완공해 8월 한달간 하자 보수를 한뒤 9월 학생을 받겠다는 계획은 이미 물건너 간 상황이다. 10월 개교 예정인 이의초(가칭 이의7초)도 학사동 사이를 잇는 공간에 마룻바닥이나 보도블록 공사가 완료되지 않는 등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광교초 시공사 현장소장은 "비가 너무 많이 와 공사가 지연됐지만 인원을 더 투입해서라도 준공 예정일은 맞출 것"이라며 "하지만 비가 또 온다면 개교일도 맞추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9월 1일 개교 예정인 용인 서천택지개발지구내 서농초도 그나마 광교초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주변이 여전히 공사중이어서 학생들이 온전한 환경에서 공부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광교초에 자녀를 입학시킬 예정인 김모(40)씨는 "등굣길 곳곳이 공사로 아이들에게 위험한데다 하자 점검 등도 하지 못한채 부랴부랴 지어진 학교에 아이를 보낼 생각을 하니 걱정부터 앞선다"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 정모(43·수원 매탄동)씨는 "보통 초교의 경우 8월22~29일 개학을 하는데 개교일을 9월1일로 맞춰 놓으면 그사이 우리 아이들을 어디로 보내야 한단 말이냐"며 "교육당국이 택지지구내 학교의 개교일을 9월1일로 맞춰놓은 것도 행정편의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올해 하반기 개교하는 도내 12개 학교중 9개교의 개교 시점은 9월로 잡혀 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개교 시점을 주변 아파트 입주 시기와 비슷하게 맞추다보니 이렇게 됐다"며 "교육당국에서는 교사 발령을 9월1일에 맞추는 등 2학기의 시작을 9월로 보고 있어 어쩔 수 없다"고 해명했다.
/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