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용인시 기흥구 중동 724의7 일대 동백세브란스 신축 예정부지는 2~3년전과 마찬가지로 무성한 잡풀들만 가득했다.
'세브란스병원신축예정부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대형 표지판들도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다.
용인시와 연세의료원측은 지난 2005년 이곳 일원에서 동백세브란스병원을 신축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시가 대형 병원 유치를 위해 7만2천600㎡를 병원측에 무상으로 기증, 의료원측이 1천병상 규모의 병원을 건립키로 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따라 시는 병원측에 토지를 기증했지만, 재정문제 등으로 사업이 6년째 표류하면서 드넓은 부지는 몇년째 '애물단지'가 됐다.
이처럼 건립이 지연되자 용인시는 지방세법에 따라 지난해 11월 의료원측에 재산세 7천만원을 부과한데 이어, 올해초에는 1억8천400만원의 지방세(취득·등록세)를 부과했다. 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부과된 세금에 의료원측은 시장 및 시의장에게 탄원서까지 보내 부당함을 호소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대형 병원 건립을 기대하며 수년째 기다려왔던 동백 주민들은 병원 건립 자체가 무산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시홈페이지 등을 통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최근 지역 국회의원인 박준선의원(한나라당·기흥)측이 "2012년 5월에 드디어 착공이 추진된다"며 홍보에 나섰다. 박 의원측은 "의료원측이 800병상 규모로 2014년 개원을 하겠다고 전해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원 마련 방안을 뚜렷하게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는 홍보에 대해, 시는 물론이고 주민들도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시 관계자는 "병원 착공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어느 쪽으로부터도 통보받은 적이 없다"며 "사업의 오랜 지연으로 비판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의료원측에서 공식적인 통보를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동백지구의 한 주민은 "인근에 대형 병원이 들어온다는 기대감은 입주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며 "하지만 해당부지가 몇년째 지저분하게 방치되면서 오히려 부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윤재준·조영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