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가 수백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난해 조성한 덕계공원이 부실공사와 사후 관리 소홀로 '잡초공원'으로 전락했다.
주민들은 막대한 혈세를 들여 조성한 공원이 기능을 상실할 만큼 방치된 데 대해 책임소재를 가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지난 8일 찾아간 덕계공원은 말 그대로 '잡초공원'이었다. 관리동 지붕은 배수 불량으로 물이 빠지지 않은 채 곰팡이와 물이끼가 끼어 있고, 바닥과 콘크리트 벽 일부는 백화현상까지 나타나 준공 2년도 안 된 시설물이란 사실을 의심케 했다.
관리동 내부 벽면은 물론 사무실 천장까지 빗물이 스며들어 타일이 뜯겨진 채 CCTV장비가 그대로 노출돼 있었고, 엘리베이터는 녹이 잔뜩 슬어 작동이 중단된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공원 중앙부에는 이용객들이 먹다 버린 소주병과 쓰레기가 널려 있었고, 화단은 잡초로 뒤덮여있고, 비싼 돈을 들여 심어놓은 조경수들은 곳곳에서 고사한 채 방치돼 지나는 시민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특히 공원 왼쪽 농구장 앞 산책로는 부실시공으로 보도블록 곳곳이 꺼지거나 돌출돼 있어 안전사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었다. 아이들을 위해 설치한 소리공명파이프와 나무 실로폰 등 공원내 놀이기구 또한 파손되거나 녹슨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공원 인근 주민인 박모(50)씨는 "조성 당시부터 시의회와 주민들이 공원내 시설물 설치를 반대하며 도심내 자연공원으로 조성을 원했지만 이를 무시한 결과가 결국 흉물공원으로 귀결됐다"며 "부실관리에 대한 책임소재 규명과 함께 덕계공원이 도시근린공원으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양주 덕계공원은 옛 국군덕정병원 부지인 덕계동 일원 2만6천700여㎡ 면적에 4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지난해 4월 준공됐으며, 준공 5개월도 되지 않아 잦은 침수로 '호수공원'이란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상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