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연합뉴스
   금융위기 이전 폭등했던 아파트 값이 내릴 때는 '거북이 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2008년 9월을 기점으로 전후 3년간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을 비교한 결과, 2005년 9월부터 3년간 39.99% 올랐던 아파트 값이 이후 3년간(2008.9~2011.9)은 1.93% 떨어졌다고 13일 밝혔다.

   동기간 수도권에서 상승기 집값 변동률이 가장 높았던 인천은 48.96%가 올랐다가 4.29%가 빠지는 데 그쳤고, 경기지역도 44.2% 오른 뒤 7.06% 내려 수도권 전 지역의 하락폭이 한자릿수를 넘지 않았다.

   수도권의 매매가 변동률은 상승기에 41.07%, 하락기 -4.54%를 기록했다.

   또 매매가격이 많이 떨어진 지역은 그만큼 상승기에 많이 올랐던 지역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매매변동률 하락폭이 가장 큰 경기 동두천시는 17.28%가 떨어졌지만 앞서 상승기에는 90.87%가 폭등했다. 동두천시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2005년 295만원에서 2008년 563만원을 찍고 현재 463만원으로 조정됐다.

   낙폭 2위 파주 운정신도시도 하락기에는 15.77% 감소했지만 상승기에 55.06%가 올라 동기간 수도권 매매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얼마 전 전세 재계약을 한 조모(35.여)씨는 "뉴스를 보면 매일 집값이 떨어진다는데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 "금융위기 전에 잔뜩 끼었던 집값 거품이 아직 그대로 남았는데 누가 집을 사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전세가 변동률은 서울이 상승기 20.83%, 하락기 22.52%로 엇비슷했고 수도권은 상승기에 21.01%가 올라 하락기(19.94%)보다 오히려 상승폭이 높았다.

   지난 2010년 말~2011년 초 일어났던 전세대란과 최근의 전세난은 전세가격이 유달리 많이 올랐기 때문이 아니라 전세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세수요가 매매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물꼬가 막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2006~2007년 폭등했던 집값이 금융위기로 조정됐다가 2009년 3~9월까지 반짝 상승하면서 80% 이상 회복했다"면서 "특히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전용면적 60㎡ 안팎의 중소형은 더 오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요새 집값이 빠진다고 하지만 한주에 0.01%씩 떨어지는 식이라 수요자들 입장에서는 막상 싼 매물을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닥터아파트 이영진 이사는 "시장이 침체되면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거래가 살아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장기보유특별공제 등 다주택자에게 자꾸 혜택을 주니까 더 보유할 여력이 생겨 우수 매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