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심속의 오지 세어도(인천시 서구 원창동 )와 육지를 연결해주는 행정선이 이용하게 될 정서진(正西津) 선착장이 지난 30일 오후 인천 서구 오류동에 준공됐다. 시민들이 선착장을 거닐고 있다. 세어도가 바로 앞에 보이는 이 선착장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세어도에 가기 위해선 군부대 승인을 위해 승선 3일전 서구청에 예약을 해야 한다. /김범준기자

'도심속 오지'로 불리는 세어도(서구 원창동)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던 선착장이 지난 30일 준공됐다. '정서진 선착장'은 세어도 주민들의 소중한 발이 되어줄 예정이지만, 군사보호구역으로 인한 민간인 출입 제한과 교통 인프라 미비 등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 50분에서 10분으로 '정서진 선착장'

서구 원창동에 속하는 세어도는 총면적 52만8천㎡의 작은 섬으로 현재 20여 가구가 모여 살고 있다. 세어도는 서구와 직선거리로 불과 1.2㎞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서구쪽에 선착장이 없어, 이곳에 가기 위해선 동구 만석부두에서 행정선을 타고 50여분을 가야 했다.

이 때문에 지난 2007년 인천시와 서구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 조성한 세어도 어촌체험마을도 접근성이 떨어져 결국 실패한 사업이 되고 말았다. 당시 주민들은 "5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1시간이나 돌아가고 있다"며 선착장 건설을 강력히 요구했다(경인일보 2007년 11월 15일자 1면 보도).

서구는 군부대와의 협의를 거쳐 지난 2009년 12월 수도권매립지 안암도유수지 관리소 인근 45m 전면 해상에 선착장 설치공사를 시작했다. 선착장 공사 비용은 총 14억3천만원으로 선착장과 육지간 연결 가교 240m, 출입항통제사무소와 주차장 등 시설물을 갖추고 있다.

구는 기존 행정선을 '정서진호'로 이름짓고 바닷길 상황에 따라 하루 2~3회를 운항할 예정이다. 선착장에서 세어도까지는 10여분이 소요된다.

구는 이번 선착장 준공을 계기로 정서진 사업과 연계된 세어도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어촌체험마을 조성과 둘레길 조성, 섬 해설사 양성 사업 등을 실시하고 있다.

■ 아직은 멀기만한 세어도

바닷길은 가까워졌지만 세어도에 들어가는 조건은 더 까다로워졌다.

정서진 선착장이 군사보호구역에 묶여있는 탓에 승선자는 사전에 군부대 승인을 받아야하기 때문이다. 세어도에 가기 위해선 승선 3일전 서구청에 예약을 해야 한다. 군부대 사전허가는 섬 주민과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또다른 문제는 인천시내에서 정서진 선착장으로 가는 대중교통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자가용이나 택시를 타고 정서진 선착장에 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차가 없는 세어도 주민이 육지에 왔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구는 인천시와 협의해 마을버스나 정기노선을 투입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구 관계자는 "선착장 준공으로 접근성이 용이해져 오지였던 세어도가 이제는 사람이 많이 오가는 섬으로 탈바꿈했으면 한다"며 "아직 문제점이 일부 있지만 군부대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민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