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공사 임원과 고위직 직원 대부분이 서울이나 경기 등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는 보도다. 보도에 따르면 공사의 사장과 임원(이사·감사), 1·2급 고위 직원들은 32명으로, 이중 수도권매립지가 속해 있는 행정구역인 인천시 서구에 거주하는 이들은 단 3명에 불과하다. 10명 중 9명은 서구가 아닌 타 지역에 사는 셈이다. 여러가지 여건상 단순 비교는 곤란하다 하더라도 인천시 공무원 중 인천에 살지 않는 공무원이 10명 중 1명꼴인 점과 비교해 볼때 수도권매립지 임직원들의 서구 외면 현상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거주지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 때문에 이들이 서구에 살거나, 서구를 떠나 다른 곳에서 사는 주거문제는 개인의 몫으로 누구도 강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 이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이중성' 때문이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조춘구 사장은 틈만 나면 '수도권매립지의 환경관광명소화'를 내세우며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다. 지역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주민종합복지타운이 건립되고, 경인아라뱃길이 개통되면, 조성이 완료된 안암호·녹색바이오단지 등과 더불어 수도권매립지가 명실상부 공원속의 매립지로 변모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도권매립지가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발전을 견인할 핵심시설이 될 것처럼 홍보에 열을 올린 그가 최근 수도권매립지를 스스로 '쓰레기통'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매립지 주변 지역을 '쓰레기 동네'로 비하했으니 주민들로부터 공분을 사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이번 보도에서 드러났듯이 매립지 영구화를 추진하는 이들은 악취에 밤잠을 설칠 필요가 없다. 때가 되면 조춘구 사장의 표현대로 악취나는 '쓰레기통'을 떠나면 그만인 '인천 밖의 그들'이 대부분이다. 10%에도 못미치는 지역 거주율이 공사 임직원들의 수도권매립지에 대한 의식의 편린을 보여 준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정작 '매립지 동네'를 외면하는 이들이 매립지 영구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상황을 인천 시민들이 진정성있게 받아들일리 만무하다. 진정성 없는 설득은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을 공사는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악취에 밤잠 설칠 필요 없는 그들
입력 2011-10-12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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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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