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3일 전체회의를 열고 한·미FTA 비준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은 "미국 의회가 비준한 만큼 이른 시일내 처리하자"고 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10+2 재재협상안에 대한 협의를 거쳐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맞서는 등 팽팽한 기싸움이 계속됐다.
민주당은 외통위원 중 문희상·박주선·신낙균 의원 대신에 정동영·유선호·김영록 의원을 투입해 파상공세를 펼쳤다.
정 의원은 "한미FTA는 '낯선 식민지'이고, 국회가 이를 비준하는 것은 을사늑약을 추인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많은 국민의 생각이고 내 생각"이라며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미국과 한통속" "한국인의 영혼이 없다" "옷만 입은 이완용인지 모르겠다"는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김 본부장을 맹비난했다.
박주선 의원도 "우리도 신속히 가부간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이게 정말 우리나라에 이익이 되는지, 혹시 조약 내용에 번역상 오류는 없는지 확인한 다음에 진행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은 정 의원의 발언을 문제삼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는 공무원에 대해 '영혼이 없다'는 등 모욕적으로 들릴 수 있는 표현을 하고, 또 '하늘에 계신 노무현 대통령이 보고 계신다'는 말까지 했는데 한미FTA를 총괄한 분이 누구냐. 당시 공무원이라면 이건 노 전 대통령에게 해당되는 것 아니냐. 그리고 정 의원은 당시 열린우리당까지 탈당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앞서 열린 여야정 협의체에서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10+2 관련 협상안을 도출해 되도록 이른 시간에 여야 합의로 FTA 비준안을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아무리 늦더라도 미국의 이해를 구해 골목시장·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관련 법 제정을 한·미 FTA 비준과 함께 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았다.
/이호승·송수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