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경기도 하남시 한 특수학교 교장이 당시 성폭행사건 수습과정에서의 처신이 논란되면서 현직 교장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하남시에 있는 특수학교법인 교산학원은 지난 15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법인 소속 성광학교 교장 이모(58ㆍ여)씨에게 권고사직 결정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권고사직 결정은 이 교장이 2006년 8월부터 2010년 8월까지 인화학교 교장으로 재직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와 누리꾼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교장은 성폭행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지만 사건 당사자 김모(사망) 교장의 후임을 맡아 2007년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던 제자들을 업무 방해 등 혐의로 고소해 반발을 샀다.

   영화 '도가니' 이후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6일부터 성광학교 홈페이지에는 이 교장을 비난하거나 퇴진을 요구하는 150여건의 글이 올라왔다.

   한 학부모는 "이런 사실을 이제야 알게 돼 학부모로서 너무 부끄럽다"며 "그런 교장 밑에서 아이들이 얼마나 무엇을 보호받고 무엇을 배우는지 정말 궁금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도가니 사태의 은폐 축소 방임한 책임을 조금이라도 통감하거나 교육자적 양심이 남아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교육자로서의 마지막 양심 있는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라고 작성자를 밝힌 글에는 "당시 인화학교 재단에서 선임한 교장이라 할지라도, 교육자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책임감을 기대했는데…교장 선생님께는 무리한 요구였다"며 "이제라도 당신에게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듣고 싶다"고 했다.

   이 교장은 이사회를 앞두고 지난 14일 교직원 회의와 이사장 면담을 통해 당시 정황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광학교 한 관계자는 "학교법인은 당시 상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이 교장이 재임했던 경기도 한 특수학교 이사장의 소개로 교장으로 채용했다"며 "이사회로서는 다른 징계를 내릴 명분이 없어 권고사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