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매탄·원천·영통동 일대 송전탑·고압선 지중화 사업이 차질을 빚으면서 굴착공사를 위해 걷어낸 인도블록과 아스팔트만 원천동 어린교통공원 한 켠에 수북이 쌓인채 방치되고 있다. /임열수기자

6년만에 결실을 본 '수원 매탄·원천·영통동 일대 송전탑·고압선 지중화사업'(경인일보 7월11일자 21면 보도)이 착공식을 한 지 3개월이 넘도록 공사를 시작도 못하고 있다. 한전측이 관련 기관 및 삼성전기측과 협의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전 경기본부에 따르면 한전은 190억원을 들여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삼성전자 후문 옆 동수원변전소~영통 중앙공원에 이르는 2.5㎞의 송전탑 및 고압 송전선 지중화사업을 오는 2012년 12월말까지 완공키로 하고, 지난 7월16일 지역 국회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착공식까지 개최했다.

하지만 이후 도로점용 등을 위한 협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지중화 사업은 첫삽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채 시간만 보내고 있다. 공사 관계자들로부터는 굴착공사가 어려운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사실상 해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 후문~원천주공 1단지 정문 앞 구간은 교통체증을 우려한 삼성전기측에서 난색을 표해 협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고, 터널식 공법으로 진행될 원천주공 1단지~큰우물사거리 구간은 원천동 어린이교통공원에 식재된 나무 400여그루를 옮겨 심을 이식장을 마련하지 못해 난처한 상황에 빠졌다. 큰우물사거리~중앙공원 구간도 한전측이 왕복 4차로 중 2차로를 이용해 주간공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수원 남부경찰서가 3개 차로 확보 또는 야간공사 진행 등 출·퇴근시간대 교통체증 감소 방안없이는 협의가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천동 주민들은 "1년 전에 사업이 확정됐고 착공식을 한 지도 3개월이 됐는데 그동안 땅 한 번 못팠다"며 "보여주기식으로 착공식만 거창하게 가진 것 밖에 없다"고 불만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한전 관계자는 "일부 구간은 야간 공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태여서 관련 기관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가 이뤄지면 곧바로 날씨에 영향을 덜 받는 공사를 중심으로 공정을 빠르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성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