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지나면 돌이 튀어오르고 비만 오면 교복이 흙탕물 범벅이 돼버려요."
용인 성복지구내 한 중학교 학생들이 개교 1년이 다 돼가도록 비포장 통학로로 등하교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반시설부담금 문제를 놓고 시와 한 아파트건설시행사간 장기소송때문에 벌어진 일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27일 용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성복지구내 838세대 아파트 신축 사업을 승인받은 제니스건설과 지난 2005년부터 기반시설 부담 부과 취소 소송을 진행중(경인일보 4월 27일자 23면 보도)이다.
1·2심에선 제니스건설이 승소했으며 현재 시는 대법원에 상소한 상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올초 개교한 성복동 성서중학교의 통학로가 제때 건설되지 않으면서 9개월 가까이 학생들이 통학에 불편을 겪고 있다.
시와 시행사는 각각 기반시설 설치 책임이 서로에게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부모 이모(46)씨는 "아이가 하굣길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피를 철철 흘리며 돌아왔다"며 "용인시에 몇차례 통학로 포장을 요구했지만 시측에서는 '소송때문에 불가능하다'라는 대답만 돌아올 뿐"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성서중학교 관계자 조모(41) 씨 역시 "소송을 핑계로 누구도 책임지려하지 않아 죄없는 아이들만 희생당하고 있다"며 "대법원 판결이 나오려면 1년 넘게 걸릴텐데 그때까지 방치하는 건 말도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소송으로 포장이 늦어진 것도 있지만, 통학로 일부(2필지)가 개인소유라 토지보상 문제도 걸려 있다"며 "다른 건설사에 해당 기반시설을 배당해 12월말까지는 통학로 포장을 완료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3월 개교한 성서중학교에는 현재 109명의 학생이 재학중이며 내년에는 1학년 4개 학급이 증설돼 현재 인원보다 2배가 늘어날 것으로 학교측은 예상하고 있다.
/윤수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