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소비자와 농업인이 함께 하는 '식(食)사랑 농(農)사랑 운동'을 전개한다.

농축산물 시장이 개방·확대되고, 농촌 인구가 초고령화된 어려운 상황에서 '식(食)'의 가치 재발견으로 국민 건강을 증진시키고, '농(農)'으로 대표되는 우리 농산물 소비촉진을 통해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 식(食)사랑 농(農)사랑 운동의 의미

그동안 농협은 농촌이 어려울 때마다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다양한 운동을 전개해 농업인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자 노력해 왔다. 1965년 '새농민 운동(자립, 과학, 협동)', 1989년 '신토불이 운동(우리농산물 애용)', 1995년 '농도불이 운동(농촌과 도시는 하나)', 2003년 '농촌사랑 운동(1사1촌 자매결연)' 등이 농협이 추진해 왔던 대표적인 운동이다.

이 중 특히 신토불이(身土不二) 운동은 우리농산물 애용운동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됐으며, 농촌사랑 운동은 1사1촌 자매결연이 8천여 쌍에 달하는 등 한국형 도농교류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다른 나라와의 FTA 체결과 추진으로 농산물의 시장 개방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고, 국내 농산물의 소비는 지금보다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새로운 운동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전통장류에서부터 과일까지 외국산 농산물이 우리 식탁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현대인들은 다양하고 풍요로운 먹거리 속에서 살고 있으나 워낙 수입식품이 많다 보니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음식이 우리 몸에 제일 잘 맞는다는 인식은 감소되고 있으며, 농업·농촌의 중요성 또한 함께 저하되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 경우 농산물이 농촌에서 생산된 것이 아니라 일반 마트에서 판매하는 상품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고, 패스트푸드의 과다 섭취로 비만, 소아당뇨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 운동의 로고를 보면 '식(食)'과 '농(農)'을 상징하는 숟가락과 벼이삭을 하트 모양으로 형상화해 식(食)과 농(農)이 하나다 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색상은 식욕을 일으키는 주황색과 농촌을 상징하는 그린색을 사용했다. 사진은 분양되는 장독대(아래 사진)와 부래미체험 모습.

이에 농협은 앞으로 '식사랑 농사랑 운동'을 통해 임산부, 영유아, 수험생, 고령자까지 성별·연령별·직군별 건강식단을 개발하고 수입농산물 위주의 밥상을 신선한 우리농산물로 대체, 기업·학교내 식당을 대상으로 우리농산물의 소비촉진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가정에서의 올바른 식사문화 정착을 위해 바른 먹거리 어린이 체험단을 모집하고, 어린이 식생활 개선 부모교실과 학생을 대상으로 한 농사·식문화 체험교실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식체험을 위한 전문교육마을 육성

농협은 새로운 운동의 전개와 함께 김장김치, 장류 등 전통 발효음식을 체험하고 분양하는 마을을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도시민들에게 장담그기 체험 후 장독을 분양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각 지역의 식자재와 전통 요리법을 활용한 향토음식 100선을 선정해 '향토음식 체험요리 교실'을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농촌관광과 식문화체험을 결합한 상품을 판매하며, 성인은 물론 초중고 학생들이 농사와 식문화 체험을 할 수 있는 식교육 전문 농장을 만들어 농외소득 증대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식사랑 농사랑 운동이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농장간 거리 줄이기 사업, 주말농장을 이용한 체험형 계약재배 농장 육성, 우리고장 먹거리 소비촉진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정연호 농협 경기지역본부장은 "기존의 농업·농촌운동은 소비자가 운동주체에서 배제 돼 지속적인 확산이 어려웠는데, 이번엔 농업인과 소비자가 모두 참여하는 '식사랑 농사랑' 운동을 새롭게 전개하게 됐다"며 "참된 식(食)의 중요성 인식과 농(農)에 대한 가치회복을 통해 신토불이 정신을 재점화하고, 소비자들에게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도시와 농촌이 공생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선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