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찰청 산하 한 경찰서 형사들이 파출소에서 검거한 절도 피의자를 여죄수사 도중 놓쳤다가 하루 만에 다시 붙잡았다. 특히 피의자는 10시간여에 걸친 현장수사 과정에서 형사기동대 차량 안에 용변까지 봤던 것으로 드러나 인권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30일 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오후 1시께 김포의 한 아파트에서 수백만원 상당의 금품이 털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파출소 경찰관들은 근처를 배회하던 송모(43)씨를 붙잡아 형사과로 인계했다.

다음날인 29일 담당형사 3명은 오전 11시부터 여죄수사 등을 위해 송씨를 데리고 범행 장소와 장물 유통처 등을 돌아다녔고, 오후 9시께 서울 종로의 한 귀금속 가게에 장물 유통 사실을 확인하러 형사 2명이 형사기동대 차량을 비운 사이, 송씨는 승합차 시트에 대변을 봤다. 남아 있던 형사 1명은 운전석에서 대변을 치우기 위해 뒷좌석으로 갔고, 그 순간 송씨는 수갑을 찬 채 형사를 밀치고 맨발로 도주했다.

이에 김포서는 추적에 나서 최근 송씨가 휴대전화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세탁소와 몇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 잠복하던 중 30일 오후 3시20분께 도주 18시간여 만에 맡겨둔 옷을 찾으러 온 송씨를 현장에서 다시 붙잡았다. 그러나 송씨가 도주과정에서 차안에 용변을 본 것을 놓고 일부에서는 화장실을 가고 싶다는 요구가 묵살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 인권침해 논란도 일고 있다.

김포경찰서 관계자는 "차에다 용변을 본 것은 급해서가 아니라 도주를 위한 수법으로 보고 있다"며 "형사들이 10시간 동안 현장수사를 다니면서 화장실을 보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송씨는 경찰에서 묵비권을 행사, 도주 경로와 수갑을 푼 방법 등에 대해 일절 답변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수·최해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