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후 시흥시 월곶지구 내 한 어린이 테마파크가 경영난으로 폐쇄된 채 수년간 방치돼 있다. /전두현기자

시유지를 임차, 테마파크를 조성한 뒤 10년 가까이 임차료를 내지 않고 영업을 해 온 민간업체와 수년간의 임차료 연체에도 불구, 이를 묵인했던 시흥시가 최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3일 시흥시와 (주)마린월드 등에 따르면 마린월드는 1999년 8월 월곶지구 내 시유지 2만3천여㎡를 연간 3억1천여만원에 10년간 장기 임차한다는 토지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마린월드는 모두 67억여원을 들여 롤러코스터와 관람차, 바이킹 등 15종의 놀이기구를 설치, 어린이 테마파크를 조성했다.

하지만 마린월드는 임대 3년차부터 임차료를 연체하더니 지금까지 시에 총 7억여원의 임차료만을 납부했다. 시는 마린월드측이 지금까지 연체료를 포함, 63억원의 임차료를 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는 2007년까지 계속해 임차료가 연체됐는데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가 경기도 종합감사에 적발돼 '마린월드 부지 임대 및 관리 부적정'을 사유로 직원 13명이 줄줄이 징계처분을 받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자 시는 이듬해 마린월드측에 토지임대차 계약 해지와 원상복구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진행되지 않자 시는 지난해 마린월드를 상대로 지장물 철거 및 토지인도 임차료 청구 소송을 제기, 지난 8월 법원으로부터 "(마린측은)45억여원의 임차료 및 연체료를 지급하라"는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마린측은 곧바로 항소, 현재 2심이 진행중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시유지에 적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해 사업을 했으면, 사업이 잘되든 안되든 간에 임차료를 지불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며 "이제 임대차계약까지 만료된 마당에 연체료는커녕 토지를 반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마린월드 관계자는 그러나 "시가 마린월드 주변에 전철역사를 유치하고, 월드컵 보조경기장과 체육공원 등을 조성하겠다고 한 월곶지구 개발계획이 하나도 성사되지 않은 탓에 경영난으로 사업이 망한 것"이라며 "오히려 억울한 쪽은 우리"라고 말했다.

/최원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