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취업자가 무려 50만명 넘게 늘어난 것은 서비스업에서 일자리가 많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제조업 취업자가 3개월 연속 줄어든데다 향후 세계경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어서 일자리 지표의 호조세가 장기간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서비스업 일자리가 '고용 대박' 이끌어
9일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0만1천명 증가했다. 10월 기준으로는 2000년(52만2천명)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올해 들어 보여준 견조한 취업자 증가 흐름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10월까지 평균 취업자 증가폭은 40만7천명으로, 2004년 이후 최대 규모다.
고용 서프라이즈는 서비스업이 이끌었다. 작년 동월 대비 서비스업 취업자는 55만5천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보건ㆍ복지가(14만1천명), 전문과학기술(7만4천명) 등 유망 업종의 일자리가 꾸준히 늘었고, 도소매업(12만8천명)과 운수업(7만3천명) 등 전통적인 서비스업 일자리도 괜찮았다.
아울러 건설업에서도 취업자가 4만1천명 늘어 고용 호조에 한몫했다.
특히 상용직이 51만7천명 증가하면서 고용의 질이 개선되는 추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다. 임금근로자 중 상용직 비중은 61.3%로 2000년 47.9%, 2005년 52.1%, 2010년 59.4%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는 고용률과 실업률 양측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0월 고용률은 59.9%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0.5%포인트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15~64세 고용률은 64.5%로 0.8%포인트 올랐다.
실업률은 2.9%로 0.4%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이 2%대로 떨어진 것은 2002년 11월(2.9%)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청년 고용 여건도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청년층(15~29세)의 인구가 작년 동월보다 12만9천명 감소했음에도 취업자는 2만명 증가했다. 이에 따라 청년 고용률은 40.2%로 전년 동월 대비로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청년 실업률은 6.7%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포인트 감소했다.
◇제조업 일자리 '빨간불'…고령층ㆍ자영업자 증가해
10월 제조업 취업자는 404만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5천명(-1.3%) 감소해 3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최근 글로벌 재정위기로 IT(정보기술) 제품을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자영업자는 10월에 10만7천명(1.9%) 늘었다. 2006년 5월 이후 꾸준히 전년 동월 대비 줄었던 자영업자 수는 올해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대표적 자영업종인 도소매업의 취업자가 12만8천명 늘어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자영업자 수의 증가는 서비스업 위주의 내수 시장이 성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최근 경기 상황과 제조업 일자리 감소세를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특히 연령별 고용현황을 보면 그렇다.
취업자 수는 30대(6만6천명)를 제외한 전 연령대에서 늘어났지만 50대(30만명), 60세 이상(19만2천명)에서 증가폭이 컸다. 반면 20대는 2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통계청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연령대 이동에 따른 인구구조 영향이 크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인구가 감안된 고용률을 보면 통계청의 해명이 꼭 들어맞지는 않다.
작년 동월 대비 고용률의 증가를 보면 60세 이상이 0.9%포인트로 가장 많이 늘었고, 50대가 0.7%포인트, 40대가 0.5%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20대는 1.1%포인트 늘어난 데 그쳤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수석연구원은 취업자 수 증가를 "경기적인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며 경기 호조에 따른 것으로 보는 해석을 경계했다.
손 연구원은 "취업자는 50대 이상 서비스업에서 많이 늘었다"며 "20대 후반이 좋아졌는데, 이는 취업준비를 하면서 관망하다가 경기가 안 좋으니 빨리 취업하려는 경향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