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취항지가 남쪽 나라 일변도였던 저가항공사에 북방 진출이 실현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15일 항공업계와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가 블라디보스토크에 한해 항공 자유화를 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언론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를 시베리아와 동아시아, 북미를 오가는 환승객이 교차하는 허브 공항으로 키운다는 전략 아래 이런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소식에 저가항공사들이 반색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과 방콕, 홍콩, 마닐라 등 남방에 국한됐던 노선을 북방으로 넓힐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국내 5개 저가항공사는 소형 비행기로 오갈 수 있는 4시간 이내의 범위에서 국제선 취항지를 찾다 보니 노선이 서로 상당 부분 겹칠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이다.

   예컨대 항공자유화가 된 태국에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에어부산,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까지 5개 저가항공사가 모두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다.

   기존 대형 항공사에 외국 항공사들까지 고려하면 이처럼 과도한 노선 중복은 곧 '치킨게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의미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처럼 남방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인천공항에서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블라디보스토크는 새로운 노선을 뚫으려는 저가항공사에는 매력적인 활로가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천~블라디보스토크는 동남아로 가려는 러시아 환승객,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는 보따리상 등 지속적인 수요가 있는 곳이라 영업 전망도 밝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시각이다.

   항공업계는 또 러시아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부산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잇는 노선도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저가항공사 관계자는 "운항 시간 면에서도 블라디보스토크는 새로운 노선을 모색하는 저가항공사의 입맛에 잘 맞는 곳"이라며 "남쪽으로만 쏠린 저가항공사의 취항지를 다변화하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저가항공사들은 블라디보스토크 노선 개설과 함께 내달 한-중 항공회담을 통해 중국 본토 일부 노선이 개방되고, 최근 신규 취항이 합의된 김포~쑹산이나 인천~타이베이 증가분 등 대만 노선 일부가 저가항공사의 몫이 되면 노선을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러시아 정부에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화 여부를 확인하는 중"이라며 "완전히 개방하느냐, 아니면 일부 제한을 두느냐는 러시아 측 재량이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