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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인천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오전 서울시 중구 정동의 한 음식점에서 조찬 간담회를 갖고 수도권매립지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 TF팀(전담팀) 구성 등을 합의한 공동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송영길 인천시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서명한 합의문의 핵심은 수도권매립지와 관련한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전담팀(TF) 구성이다.

전담팀에서 세부적인 협의사항 등을 채택할 예정인데 이를 두고 인천시와 서울시의 속내는 각각 다르다.

인천시는 수도권매립지의 악취문제 해결과 쓰레기 수거 차량이 통행하는 수송도로 개선 등을 전담팀에서 집중 논의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2016년으로 돼있는 수도권매립지의 매립기한 연장 문제를 카드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크다.

■ 합의문이 나오기까지

지난 16일 오후 만난 인천시와 서울시 공무원들은 공동합의문 최종안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시는 합의문에 수도권매립지의 기간 연장 문제를 넣을 것을 요구했고 인천시는 이를 거부했다. 서울시는 기간연장 문제가 명시되지 않을 경우 합의문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인천시의 제안대로 매립지의 기간 연장 협의는 공동합의문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서울시가 이 문제를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수도권매립지에 반입되는 쓰레기 중 절반가량이 서울에서 배출되고 있는 만큼 서울시는 2016년으로 돼있는 매립지의 기간을 어떻게 해서든 늘려야할 처지다.

그러나 서울시가 매립기간 연장 문제를 들고 나올 경우 자칫 이번 사안이 매립기간 연장을 위한 협의로 왜곡될 수 있다는게 인천시의 주장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수도권매립지의 매립기간 연장은 이번 합의문과 별개다"며 "앞으로 구성될 전담팀에서도 매립기간 연장 문제는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담팀에서 무엇을 논의할지는 추후 정하기로 했다"며 "지금 단계에서 어떤 것도 말할 수 없다"고 했다.

■ 전담팀 제대로 운영될까

우선 전담팀을 이끌 책임자 선정이 문제다. 인천시는 두 도시의 정무부시장이 전담팀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이지만, 서울시는 본부장(국장)급에서 문제를 논의하길 원한다. 정무라인이 전담팀을 맡지 않고 공무원들끼리 이 사안을 논의하면 문제 해결을 위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적다는 게 인천시의 생각이다.

앞으로 무엇을 논의할지 의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두 도시가 마찰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가 매립기간 연장 카드를 들고 나온다면 인천시로선 전담팀 구성 자체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앞으로가 더 문제겠지만 박원순 시장이 인천시의 입장을 이해한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